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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아이들, 학대 더 받고 행복감 낮아

입력 : 2016-01-21 19:22:56 수정 : 2016-01-21 19: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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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원 ‘복지 패널’ 분석 지난달 인천에서 11세 소녀가 아버지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가스배관을 타고 집을 탈출했다. 이 소녀의 비극은 아버지의 사채와 맞물려 있었다. 아버지는 빚 독촉을 피해 도망 다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게 됐고, 이 과정에서 상습 학대가 시작됐다.

이같이 가난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아동일수록 가정 내 학대를 더 많이 겪고 주관적 행복감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5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는 지난해 7188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고 아동 대상 항목에선 초등학교 4~6학년생 458만명이 응답했다. 저소득층 기준은 총 소득이 중위소득의 60% 이하인 가구다.

◆‘매 맞는 아이’ 가난할수록 많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 아동이 부모로부터의 신체적·정신적 학대와 방임에 노출된 수치는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신체적 학대를 당한 횟수를 수치화했을 때 저소득층 아동은 0.5점을 보여 일반층(0.3점) 및 전체 평균(0.3점)보다 40% 높았다. 정서적 학대와 방임 항목에서도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수치는 올라갔다.

비록 소수점 아래 수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아동이 가정 내 학대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모들이 가난의 원인을 자녀의 출생과 연결 지어 생각하거나 경제적 문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자녀에게 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오윤자 교수는 “가족이 사회안전망 속에 적절하게 포섭되지 못할 때 위기가 발생한다”며 “사회적인 ‘돌봄의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생각하는 저소득층

이번 조사에서는 저소득층 15명 중 1명(6.22%)이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일반층(1.43%)의 응답률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저소득층 중 지난 한해 자살을 계획한 사람은 1.0%,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은 0.16%로, 이 역시 일반층의 0.12%, 0.02%에 비해 훨씬 높았다.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도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우울한 정도를 11개 문항으로 물은 뒤 점수화한 결과 저소득층은 일반층보다 3배가량 더 우울감에 시달렸다.

보고서는 “소득 불평등은 커지는데 재분배를 위한 복지 지출 증가 속도는 더딘 상황”이라며 “경제사회 활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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