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사진) 세스넷 이사장은 “커피숍이 자본만 있고 물류만 있으면 기술이 많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창업이라는 점에서 다문화가정 지원 사회적기업으로 적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커피숍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한계상황에 빠지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창업 후 2∼3년새 망하는 곳들이 나온 것이다. 정 이사장은 이때부터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규모의 경제’ 실현. 세스넷과 그동안 탄생한 사회적기업을 묶어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커피숍 26곳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한 ‘카페오아시아’다. 스타벅스, 카페 베네 같은 사회적기업 프랜차이즈인 셈이다.
협동조합 형태로 힘을 모은 커피숍들은 컵홀더, 커피콩, 시럽, 우유 등을 공동구매 형태로 바꿨다. 점포 한 곳이 하기엔 돈이 많이 드는 메뉴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으로 하게 되니 총 20%의 경비가 절감됐다. 단 경비에서 줄이지 않은 부분도 있다. 다른 사회적기업에서 납품할 수 있는 물품들이다.
정 이사장은 “제품에 하자가 없다면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이 고용된 사회적기업이 만든 종이컵을 쓰는 게 맞다고 본다. 이 또한 사회복지사업”이라며 사회적기업의 철학을 강조했다. 카페오아시아라는 ‘통칭’의 일관성을 이어주는 로고 디자인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학과 김민 교수가 ‘재능 기부’를 했다.
세스넷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다과 케이터링 사업과 베이커피, 커피콩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일자리를 원하는 이주여성은 많은데 커피숍만으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초·중·고교를 올라가는 동안 자퇴 확률이 두배씩 늘어난다. 이주여성들이 안정적인 사회구성원이 돼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기 위해서는 4대보험, 연금보험 등을 제공하는 일자리가 꼭 필요하다”며 “이를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의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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