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 적자' 현대중공업 경영진 설에도 일한다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의 경영진이 올해 설 연휴에 쉬지 않고 일한다. 세계 1위 조선그룹이지만 올해까지 적자를 내면 정상적인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은 올해 설 연휴 기간에 중동, 미주, 유럽 등의 해외 공사 현장 및 현지 법인을 방문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매년 설, 추석 등 명절 연휴에 해외를 찾아 현지 직원을 격려하고 공사 진행 사항을 살피고 있다.

특히 2014년 3조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 1조5천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라 올해 해외 방문에서는 새로운 신성장 동력까지 찾아볼 것으로 알려졌다.

최길선 회장은 이번 설 연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플랜트 건설 현장을 둘러본다. 방문지는 중동에서 가장 큰 공사 현장인 제다사우스, 슈퀘이크 프로젝트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하는 등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로 대규모 선박 발주 또는 조선소 건립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중동 방문 기간에 이 부분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이란의 국영선사 등과 탱커 9척, 컨테이너 10척, 벌크 6척 등 총 25척의 선박을 거래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울산에 머물며 각종 현안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설 연휴 기간에 출근하는 직원들을 독려할 계획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출근하지는 않지만 주로 자택에서 올 한해 신규 수주 방안을 짤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설 연휴에 나오는 것은 올해를 반드시흑자의 해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이번 설을 맞아 토·일요일을 포함, 6~10일 일괄적으로 쉰다. 각사 조선소에는 필수 시설 보수 인력만 남는다. 

이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