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아세안에 러브콜… ‘대중 포위외교’ 통할까

오바마, 10개국 정상과 회담 돌입
TPP·남중국해 영유권 사태 의제
북 미사일 발사도 테이블 오를 듯

미국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의 휴양지로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을 초청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미·아세안 정상회의가 미국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가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아세안의 이웃인 중국을 정치·경제적으로 견제하려는 미국의 포석이 반영된 의제들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과 관련해서도 아세안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앞서 지난 6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TPP 강화와 확대 계기로 활용할 태세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에 이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타결을 서두르는 중국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RCEP는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번에 구체적인 합의안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주도로 태평양 연안 국가 12개국이 공식 서명한 TPP에는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참여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은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관심 사항이다. 하지만 다른 아세안 회원국은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현안이다. 싱가포르대학(NUS) 동남아연구소의 맬컴 쿡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관련해 강도 높은 (중국 비판) 표현을 채택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