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어요”… 10대를 움츠러들게 하는 청소년 비만
통계청의 2010∼2012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고민하는 대상에 외모가 공부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 청소년은 또래에 비해 비만한 몸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의 가치가 형편없다고 생각하거나 주변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학교에 가기 싫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처럼 청소년기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신체적 건강 문제는 물론 자아존중감 저하 등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과 외모 자신감 저하로 인한 열등감, 우울증,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빠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만학생에 대한 ‘게으르다’, ‘지저분하다’, ‘못생겼다’ 등의 편견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기도 한다.
비만 청소년들은 아침밥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비만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들이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2005년 미국의 한 대학에서 7∼12학년 학생 474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체중 및 비만 청소년은 정상체중을 가진 청소년에 비해 우울감이 높고, 자존감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교사, 친구들과의 관계는 물론 수업시간 집중력과 학교생활 만족도 역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만 위험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 ‘아침밥 먹기’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불규칙한 현대인의 식사습관 등으로 인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가정에 비만한 10대 자녀가 있으면 아침밥 섭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비만 청소년 가운데에는 정상체중의 학생에 비해 아침밥을 제때 챙겨먹지 않는 학생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김신혜 교수팀은 1998년과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0~18세 청소년 2094명을 조사한 결과 아침을 먹지 않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혈액 지질 농도가 높다고 분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급격히 증가한 상태 등을 이르는 말로 대부분 비만, 당뇨병 등이 원인이 된다. 아침을 거른 남학생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위험도가 정상 수치에 비해 5.8배 늘었으며, 여학생의 경우에도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가 2.3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나온 학생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학교 매점에서 빵과 과자, 음료 등 간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점심에 폭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져 포화지방 섭취가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그 영향으로 몸 속에 너무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고지혈증, 심장병, 당뇨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인슐린저항성으로 소장에서 지방흡수가 많아져 혈액의 중성지방이 제거되는 것을 막는 등 이상지질혈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정·김신혜 교수팀은 “살을 빼기 위해 아침을 거르는 여학생들이 많은데 아침을 먹지 않을 경우 이상지질혈증을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적절히 세끼에 나눠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중 비만이나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등이 있으면 이상지질혈증에 관해 관심을 갖고, 적절한 검사 후 규칙적인 운동 및 식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비만도를 줄이고 지질농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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