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술자리 성추행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은 캠퍼스 음주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글로벌 종합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대학생 12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8.3%(848명)가 ‘본인을 포함, 대학생들의 음주 방식에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캠퍼스 음주문화 세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자의 남녀 비율은 각각 51%, 49%였다. 반면 대학생 음주 방식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394명)의 경우, 남학생(57%)이 여학생(43%)보다 많았다.
대학생들의 ‘첫 술’은 대학 문턱을 넘기도 전에 시작됐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504명)만이 합법적으로 음주가 가능한 ‘대학 입학 후’에 처음으로 술을 접했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술을 접했다는 응답자는 총 532명(43%)으로 가장 많았고, 초·중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첫 술을 마셨다는 이들은 총 194명(16%)에 달했다.
이는 2016년 기준 대학생의 절반 이상(59%)이 청소년 시기 음주를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중학교 시절 음주를 시작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61%(119명)는 남학생이었다.
특히 ‘주도(酒道·음주방법)’에 대한 별다른 교육없이 스스로 음주를 시작한 대학생이 과반수 이상(54%·668명)이었다.
대학생들이 이미 대학 입학 전, 올바른 음주방법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술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주도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의 54%(363명)는 여학생이었다.
남학생의 경우 ‘음주방법에 대해 배운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46%·563명)”고 답한 응답자의 61%(344명)를 차지해 여학생보다 주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도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 가정(79%)에서 이루어졌다. ‘언제 주도에 대한 교육을 받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능 후, 대학 입학 전(40%·224명)’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학 입학 후(25%·139명) △고등학교 재학중(24%·137명)이 그 뒤를 이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70% 정도는 캠퍼스 음주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며 "청소년 시기의 책임음주 교육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