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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대전철도공사의 채용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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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29 19:42:59 수정 : 2016-03-29 22: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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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대전시장이 지난 28일 모처럼 시민들에게 허리 굽혀 사과했다.

최근 터진 대전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 채용시험 비리사건 때문이다.

사장이 자신의 제자들을 합격시키려 면접점수를 조작한 이 사건의 전개과정은 충격이다. 출퇴근 때 직원들을 도열시켰다는 사장은 태연히 점수 조작을 주문하고 직원은 물론 외부 면접위원조차 여과없이 따랐다. 모두 공범이 되자 응시자 점수표를 바꾸는 것은 쉬웠다. 사장은 상황을 예상한 듯 외부 면접위원을 직접 지명했다고 한다.

임정재 사회2부 기자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전선의 청년들로서는 사기업도 아닌 공기업에서 벌어진 일에 기가 찰 노릇이다. 젊은이 일자리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권 시장도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시민들은 그러나 권 시장이 누굴 탓할 처지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그가 천거한 현 사장에 공무원들은 귀를 의심했다. 오래전 퇴직 공무원에다 권위적 행태로 거부감이 큰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뭔가 일을 낼 것이란 평판이 따랐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권 시장의 인사가 말썽 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임명직 단체장들도 하나같이 부적격 논란이 일었고 결과도 ‘역시나’였다. 청와대 인사비서관 경력을 감안하면 의외다. 권 시장은 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인사청문회제를 도입했지만 지금은 부적격자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법이나 시스템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도가 부족해 이번 사건이 터졌다고 보면 오산이다. 여러 시험관리 시스템이 있었지만 사장의 명령 한마디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번 사건이 공직자 선발에서 도덕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제도가 허술했던 옛날이나 시스템이 첨단화된 지금이나 일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렸다.

임정재 사회2부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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