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이언스리뷰] ‘물의 연금술’ 바닷물 담수화

관련이슈 사이언스 리뷰

입력 : 2016-04-20 21:20:04 수정 : 2016-04-20 21:20:0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구 물 97% 해수… 지표수는 0.01%
한국이 기술 주도… 물부족 시대 축복
세계적인 물 부족으로 인해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닷물은 고갈 우려가 없기에 물 부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욕을 하다가 바닷물을 한두 번 마셔본 경험은 모두 갖고 있을 것이다. 짠맛에 몸서리쳤을 터이고. 물이라고 다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목이 마를 때 짠 바닷물을 마시면 갈증이 오히려 더욱 심해진다. 표류하던 로빈슨 크루소가 무인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마실 물을 얻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햇볕에 데워 증발시켜 소금기 빠진 민물을 얻는 원시적이지만 과학적인 방법 말이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학회장
주변에 온통 바닷물이 넘실거리지만 갈증을 해결할 수 없다면 얼마나 애가 탈까. 물의 행성인 지구에 있는 물의 97.2%는 바닷물이다. 물의 2.1%는 극지방의 얼음이며 0.6%는 지하수이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지표수는 고작 0.01%밖에 안 된다. 그 많아 보이는 물 가운데 고작 1만분의 1만 가용한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물 사용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물 부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질 것이므로 무궁무진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어 쓰는 것이 보편화될 것이다.

지난 여름 강수량이 부족해 온 나라가 가뭄으로 시달렸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금수강산으로 불리며 계곡 어디에서든지 목마르면 두 손으로 물을 떠 마실 수 있었다. 지금은 수돗물도 못 미더워 돈 주고 생수를 사서 마시는 시대가 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물이 많은 것 같아도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부족하다. 해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섬은 물 사정이 더 어렵다. 인천의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등 섬 지역은 지난 가뭄 때 배로 식수를 실어 날라야만 했다.

해수담수화란 말 그대로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것이다. 바닷물에는 염분이 들어 있어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렵다. 하여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염분을 없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민물로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다. 많은 양의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시설을 해수담수화 플랜트라고 한다. 말하자면 민물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공장인 셈이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가히 물의 연금술사라 할 수 있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방법에는 증발법과 역삼투법을 비롯해 이온교환막법, 용제추출법, 결정화법, 가압흡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바닷물을 가열해 만들어진 수증기를 식혀서 민물을 얻는 증발법과 삼투현상을 반대로 이용해 바닷물을 반투막을 통과시켜 민물을 얻는 역삼투법이 가장 흔하게 쓰인다. 바닷물이 증발해서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가 내리는 자연적인 현상은 증발법과 같은 원리이다. 지구는 거대한 해수담수화 공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증발법은 물을 가열할 때 에너지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다량의 물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삼투법은 에너지는 적게 들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요즘은 증발법과 역삼투법을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방법도 개발됐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우리나라가 앞서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아랍에미리트(UAE)에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만든 대규모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는 하루 45만t의 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막의 나라 UAE에서는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사막의 오아시스가 아닐 수 없다. 중동처럼 건조한 지역에서는 해수담수화 방법이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부 지역에서 방사성물질 때문에 해수담수화 시설에 논란이 있는데 해수담수화 기술 자체가 부정적으로 비쳐지지 않았으면 한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학회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