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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희귀병, 우리가 연구대상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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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03 10:29:55 수정 : 2016-05-03 13: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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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한 방송기자가 남동생과 함께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Fatal Familial Insomnia·FFI)’ 퇴치를 위해 연구대상을 자처했다.

듣기만 해도 생소한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은 어떤 병이며, 이들 남매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FFI는 불면증이다. 뇌의 이상으로 잠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정도가 심해 길게는 수개월까지 잠들지 못하게 한다. 1000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나빠지면 환각을 일으키며, 결국 목숨을 앗아간다.

호주 나인뉴스 방송기자 헤일리 웨브는 올해 서른. 그의 남동생은 스물여덟이다. 이들은 FFI로 엄마, 할머니 그리고 고모를 잃었다. 할머니는 69세, 엄마는 61세, 고모는 42세에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장기 불면증에 따른 환각, 치매 증상까지 보인 뒤 사망했다.

문제는 가족성 유전질환이어서 웨브 남매도 FFI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시한폭탄을 품고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겉으로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지 이들은 늘 FFI 발병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헤일리는 “10대에 FFI라는 병을 처음 알았다”며 “어느날 할머니께서 아프다고 하시더니, 치매증상을 보이시고는 말씀도 하지 못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출근길 늘 우리를 격려해주던 엄마도 2011년에 병마가 덮쳐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웨브 남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팀을 만났다. 두 사람은 명백한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새로운 길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연구대상을 자처했다.

헤일리의 남동생은 “(우리가) 젊은 나이에 FFI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그 병이 당장 내일이라도 우리를 덮칠 수 있지만, 한발 앞서 치료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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