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서정민의세계,세계인] 조지아의 ‘짝짓기 대작전’

관련이슈 서정민의 세계, 세계인

입력 : 2016-05-16 22:01:28 수정 : 2016-05-16 22:01: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인구 줄어 거국적 커플매칭사업 돌입
저출산 한국도 적극적인 대책 세워야
동유럽 흑해연안의 작은 나라 조지아가 전국의 독신 남녀 조사에 나섰다. 국내 거주 미혼 남녀, 이혼자, 그리고 과부 및 홀아비의 인적사항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있다. 신장, 체중, 출생 별자리 등 개인 정보까지 조사대상이다. 독신자를 위한 보다 효율적인 ‘짝 찾기’ 사업을 위해서다. 조지아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비영리기구 인구발전기금(DDF)도 설립했다. DB 구축이 완료되면 국가 차원의 커플 매칭 서비스가 출범될 예정이다. 독신 남녀의 연령, 거주 지역, 성향 등에 따라 결혼 가능성이 높은 짝을 찾아주는 사업이 시작된다.

이처럼 전례 없는 사업이 추진되는 배경은 인구감소 때문이다. 조지아는 ‘인구 재앙’을 겪고 있다. 2002년 이후 13년 동안 15%가 줄었다. 440만명에서 373만명으로 감소했다. 1989년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26년째 계속 급감하고 있다. 얼마 전 부활절 종교행사에 참석한 기오르기 크비리카슈빌리 총리도 국민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보내면서 인구증가 소망을 언급했다. 조지아의 최대 종파인 동방정교회도 국가적 짝 찾기 사업을 공식 지지하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도 바탕에 있다.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 인구만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동에서 난민이 유입하며 인구 다수를 대변하는 동방정교회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인구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혼인율 및 출산율 저하다. 다소 보수적인 동방정교회의 영향으로 조지아인들은 결혼과 자녀 양육을 중시한다. 중대한 의무로 여기기에 그만큼 부담감을 느낀 남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예상만큼 경제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수년간 유럽 및 세계경제가 장기침체하면서 일자리 창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미혼 및 이혼 남녀의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혼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을 정도다.

출산율 감소는 조지아의 문제만이 아니다. 많은 유럽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대응과 정책도 등장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해 한 여행사가 해외 ‘사랑 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내건 슬로건은 ‘성생활이 덴마크를 구한다’였다. 27년 만에 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반영한 상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자녀 이상 출산 가정에 장려금 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러시아 중남부 울리야놉스키 주는 하루 임신 휴가를 쓴 부부가 9개월 후 출산하면 차량,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인구 감소는 이제 여러 나라에서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도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지했다. 일본도 ‘인구절벽’을 극복하고 적정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해 ‘1억 총활약 담당상’이라는 장관직도 신설했다. 저출산 극복을 최우선 국정과제의 하나로 삼은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도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경제성장이 지체될 가능성이 커진다.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