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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손품 팔아도 결국엔 별수없는 '호갱님'이라고?

입력 : 2016-05-25 05:00:00 수정 : 2016-05-25 0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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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나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이제 현대인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2011년부터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하는 피해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쇼핑몰 이미지와 다른 제품이 오거나 TV·에어컨 등 대형가전 구매 시 사전에 명시하지 않았던 설치비를 요구하는 사례 등 그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늘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온라인 쇼핑의 피해 양상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1. 경기도 오산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35)씨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온라인 광고를 보고 가구를 구입했다가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상품 페이지와 광고 이미지만을 믿고 바로 구매했으나, 정작 배송되어 온 제품은 상품 페이지와 달랐기 때문. 이에 김씨는 업체에 반품을 요청했지만 '제품이 새로 생산되면서 바뀐 부분이라 반품은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는 "업체에 지속적으로 항의했더니 판매자는 광고 이미지를 수정할 것이라는 얘기뿐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2.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부 이모(37)씨는 최근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최저가로 에어컨을 구매했다가 낭패를 겪었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20만원 가량 저렴해 망설임 없이 구매를 했지만, 막상 설치하려니 배송비와 추가 설치비 등의 명목으로 40만원을 더 요구했기 때문. 따로 기사를 불러 설치하겠다고 했으나 설치기사는 꼭 비싼 비용을 들여 설치해야 한다고 사실상 이씨에게 강요했다. 결국 그는 반품 배송비를 판매자에게 지불하고 환불처리를 했다.

#3. 평소 해외직구를 즐기는 박모(42·여)씨는 지난 1월 해외 사이트에서 유명 브랜드의 아동복을 구매했다. 구매한지 한달이 넘도록 배송이 시작되지 않아 이메일로 항의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사기가 의심되어 재차 환불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고 주문은 취소되지 않았다. 결국 일주일 뒤 사이트가 폐쇄돼 소비자원에 신고했으나, 이미 카드사를 통해 상품 금액이 지불된 이후였다.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은 월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쇼핑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커머스를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6701건으로, 2014년 5531건보다 21.2% 증가했다. 2013년 4939건과 비교하면 35.7%나 늘어난 것이다. 모바일 쇼핑, 해외 직구 등 전자상거래의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 양상도 여러 형태를 띠고 있다.

◆"화면과 달라요"…옵션·할인율 등 '겉과 속' 달라 불만 ↑

전자상거래 피해구제 신청을 유형별로 보면 계약 해제·해지·불이행 등 계약 관련 불만이 3911건(62.3%)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품질·애프터서비스(AS) 관련 피해가 1678건(26.7%)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표시·광고 관련 피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표시·광고 관련 불만은 2013년 31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90건, 지난해 170건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상품 페이지와 다른 상품을 보내주거나 거래 조건에 대해 제대로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체에서 온라인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으며, 사기 사건 등으로 다수 소비자에게 피해를 미치는 전자상거래사이트를 강제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피해를 입기 전 소비자 스스로의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옵션·할인률·배송비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상품 최종가격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으로 가격비교 사이트를 믿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상품페이지나 광고 내용과 다른 제품을 받았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상담센터에 피해구제를 요청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피해가 늘어나자 기존 형식을 탈피한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도 등장했다. 프리미엄 큐레이션 쇼핑몰 'G9(지구)'는 지난 2월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면서 무할인율·무배송비·무옵션가 ‘3無 정책’을 선언했다. 상품 구매 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옵션가를 없애고, 판매 페이지에 적혀있던 할인율 표기도 삭제했다. G9 측은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가격'을 제시해 소비자들의 혼란과 피해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말 무료 배송에 설치비도 안들까?"…구매조건 등 꼼꼼히 체크

온라인 쇼핑에서의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불만 중 하나가 바로 배송비이다. 최저가 전쟁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춰 놓고 배송비와 설치비 등 추가 비용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어컨이다. 여름철을 앞두고 판매가 늘어나는 에어컨의 경우 ‘기본 설치비 무료’라고 표기한 뒤 터무니없이 짧은 배관 길이를 기준으로 표기, 과도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거부하고 타 설치업체를 이용하겠다고 할 경우 제품을 멋대로 반품시킨 뒤 왕복배송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피해사례가 많아지자 아예 기본 설치비를 없애는 등 에어컨의 온라인 구매 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 그리고 G9를 운영중인 이베이코리아는 과도한 에어컨 설치비로 인한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최근 ‘에어컨 클린 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에어컨 가격에 관행적으로 추가되던 기본 설치비를 없앴으며, 에어컨 설치 환경과 배송 지역마다 상이한 설치비와 배송비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마련했다.

◆늘고 있는 해외직구, 배송 관련 불만이 가장 많아

이른바 '쇼핑을 좀 해봤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해외직구. 국내에서 해외직구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가격 대비 품질(가성비)을 중시하는 합리적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배송료를 포함해도 해외 직구를 이용할 경우 국내 정상가 대비 약 30% 정도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직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우리나라의 해외직구 규모는 2012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13억원으로 112% 성장했다.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사례 역시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1분기 동안 접수한 해외직접구매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74건이다. 불만 유형별로 살펴보면 ‘배송지연·오배송·파손’ 등 배송관련 불만이 3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취소·환불 지연 또는 거부(20.3%) △제품하자 및 AS 불만(16.2%) △연락 두절·사이트 폐쇄(8.1%) △반품·취소수수료 불만(8.1%) 등의 순으로 드러났다.

또 최근 해외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포탈사이트로 제품명이나 모델명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사기 의심 사이트에 노출돼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해당 쇼핑몰들은 인터넷 주소로 인기 브랜드를 사용해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주문 완료 전까지는 문제점을 발견하기 어려우나 반품·취소·환불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해외직구 배송 불만이 커지자 일부 쇼핑몰에서는 △해외직구 전상품 무료배송 △해외직구 TV 무료 안심 단독차량 배송서비스 등과 같은 제도를 내놓았다.

배상권 G9 사업실장은 "해외직구의 매력은 프리미엄급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인데, 제품의 부피나 무게에 따라 배송료나 보험료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오히려 지출 금액이 초과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해당 쇼핑몰의 주소와 연락처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해당 쇼핑몰로부터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없는지 검색해보는 것이 좋다.

배 실장은 “스켐어드바이저나 위뷰테이션 등 쇼핑몰을 신뢰도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보다 안전하게 거래가 가능하다”며 “해외 직구 이용자 가이드라인과 해외 직구 피해예방 체크포인 등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고 있는 국제거래 소비자 포탈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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