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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해류보다 빠른 해양과학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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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9 21:29:26 수정 : 2016-06-29 21: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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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자원 보고이자 생물의 고향
경제발전에 해양과학기술 큰 기여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중국의 과학 발전을 이끄는 스타 과학자 10명을 소개했다. 네이처는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덕분에 중국이 과학강국으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는 심해유인잠수정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해양과학자도 포함돼 있다. 중국의 해양과학 발전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바다를 통해 나라의 힘을 키우겠다는 ‘해양 굴기(堀起)’와 과학을 통해 나라를 세우겠다는 ‘과학 굴기’ 정책이 상승효과를 나타낸 결과이다.

해양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심을 재려면 쇠줄에 납덩이를 매달아 배에서 내렸다. 납덩이가 바다의 바닥에 닿았다고 느껴질 때 풀려나간 쇠줄 길이를 재서 수심을 측량했던 것이다. 지금은 음파를 이용해 수심을 잴 수 있는 소나(SONAR)라는 장비를 사용해 배가 항해하면서 자동으로 지나 간 곳의 정밀 해저 지형도를 만들 수 있다. 수심을 재는 원리는 기본적으로 메아리의 원리와 같다. 배에서 발생한 소리가 바다 바닥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바닥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다. 그뿐이랴. 심해잠수정으로 아무리 깊은 바닷속도 고화질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인공위성으로 아무리 넓은 바다라도 감시할 수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일천하며, 우리의 손길이 닿은 바다는 고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아직도 바다의 대부분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학회장
그러면 해양학이란 어떤 학문일까. 과학적인 법칙과 방법을 활용해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좁게는 바다에 대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을 모두 포함하는 자연과학 분야이며, 넓게는 공학 등 바다와 관련된 이공계 학문을 모두 아우른다. 더 넓게는 해양법, 경제학, 지리학, 해양문학 등 사회과학과 인문학도 포함한다. 모든 것을 담아 하나로 녹여내는 바다처럼 말이다. 요즘 융합이란 단어가 화두이다. 그런데 해양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처럼 융합과학으로 출발했다.

해양학의 시초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2년부터 1876년까지 영국의 해양생물학자 찰스 톰슨 경이 이끈 챌린저호 해양탐사를 해양학의 시작으로 본다. 지구 둘레 세 바퀴에 해당하는 거리를 항해하면서 수심과 수온을 측정하고 해양생물을 채집했다. 이때 약 5000종의 새로운 해양생물이 발견됐다. 탐사 결과는 2만9000쪽이 넘는 50권의 보고서로 발간됐다.

해양학의 연구 대상은 물론 바다이다. 뱃멀미와 거친 파도를 무릅쓰면서까지 우리는 왜 바다를 연구할까. 인류는 바다에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는 우리의 식량창고이자 각종 자원의 보물창고이다. 병을 치료해주는 병원이자 약국이며, 기후를 조절하는 냉난방기이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정수기이기도 하고, 전기를 얻을 수 있는 발전소이고, 물을 공급해주는 수원지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삶의 공간이며, 물류의 교통로가 되고, 레저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고, 지구에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모든 생물의 고향이기도 하다.

나이 오십이면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알게 된다고 해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천명이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원리를 말한다.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때마침 다가오는 7월 2일 우리나라 해양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온 한국해양학회가 50주년을 맞는다. 바다의 이치를 깨닫는 지해명(知海命)의 나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돌이켜보면 해양과학기술의 기여가 적지 않았다. 조선, 해운·항만, 수산 등 해양 관련 산업이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비록 요즘 조선과 해운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말이다. 바다를 잘 알아야만 잘 활용할 수 있다. 아는 만큼 사랑한다고 한다. 우리의 바다 사랑도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한국해양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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