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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 나섰던 ‘아웃 사이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실상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지은 이후에도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던 그는 최근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을 막기 위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록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샌더스의 경선 활약은 놀라운 것이었다. 샌더스 의원이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샌더스는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기 전까지 무소속으로 남아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다가 사라져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샌더스는 기존 워싱턴 정치에 염증을 느낀 미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주류 정치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클린턴 전 장관과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의사로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슈퍼 대의원’ 제도가 없었다면 올해 민주당 대선후보는 샌더스가 됐을지도 모른다.
민주,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주류 정치를 비판해온 ‘아웃 사이더’ 샌더스는 유권자들의 좌절과 분노를 ‘적극적 참여’로 환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화당의 또 다른 ‘아웃 사이더’ 트럼프가 히스패닉, 무슬림(이슬람교인) 등 미국 내 소수파를 희생양으로 삼아 백인 노동자층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과는 다른 궤적을 그려온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다음달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당 강령을 지금보다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으로 바꾸는 싸움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사진 = 버니 샌더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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