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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위크엔드] 20대보다 개혁적인 '74세 청년' 샌더스의 대선

입력 : 2016-07-01 19:45:48 수정 : 2017-05-25 15: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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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계층 분노 ‘적극적 경선 참여’로 환원시킨 ‘74세 청년’ / 미 민주 대선 경선 완주하고 퇴장 준비하는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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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보다도 개혁적인 ‘74세 청년’.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 나섰던 ‘아웃 사이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사실상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지은 이후에도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던 그는 최근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을 막기 위해 클린턴 전 장관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록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지는 못했지만 샌더스의 경선 활약은 놀라운 것이었다. 샌더스 의원이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샌더스는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기 전까지 무소속으로 남아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다가 사라져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샌더스는 기존 워싱턴 정치에 염증을 느낀 미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주류 정치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클린턴 전 장관과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의사로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슈퍼 대의원’ 제도가 없었다면 올해 민주당 대선후보는 샌더스가 됐을지도 모른다.

민주,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주류 정치를 비판해온 ‘아웃 사이더’ 샌더스는 유권자들의 좌절과 분노를 ‘적극적 참여’로 환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화당의 또 다른 ‘아웃 사이더’ 트럼프가 히스패닉, 무슬림(이슬람교인) 등 미국 내 소수파를 희생양으로 삼아 백인 노동자층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과는 다른 궤적을 그려온 것이다.

샌더스가 대선 운동을 통해 미국 정치에 끼친 영향은 강렬했다. 샌더스는 경선 기간 워싱턴의 금권정치와 기득권층 옹호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심화해온 미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대선 의제로 띄웠다. 샌더스는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태동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에 참여했던 젊은층과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된 중산층, 저소득층의 지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샌더스 의원은 과거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로 나섰던 빌 브래들리(2000년), 하워드 딘(2004년)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내 진보정치 흐름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12월 버락 오바마 정부가 공화당과의 협상을 통해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 시절 단행된 ‘부자 감세’ 종료 시한을 연장하는 절충안을 내놓자, 샌더스는 이를 막기 위해 8시간37분에 걸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에 나섰다. 미국인들에게 샌더스를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샌더스 의원은 다음달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당 강령을 지금보다 더 개혁적이고 진보적으로 바꾸는 싸움이다. 

USA투데이 등 미 언론은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지도부 및 클린턴 캠프와의 물밑 협상을 통해 자신의 진보적 공약을 최대한 반영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국공립대학교 등록금 무상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이 그의 주요 요구 사항이다. 미 언론은 샌더스 의원과 클린턴 전 장관 등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모종의 결과물을 도출하고 그 시점에 샌더스가 클린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했다. 샌더스 의원은 전당대회장에서 클린턴 지지 연설을 끝으로 미 정치사에 기록될 2016년 대선 캠페인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사진 = 버니 샌더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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