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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수시장 살리려면 바가지 상혼부터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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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1 22:39:32 수정 : 2016-07-01 22: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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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해외로 내모는 요금 횡포
소비 진작·경제 활성화 위해
‘착한 요금’ 캠페인 전면화해야
휴가철 바가지 요금은 매년 되풀이된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음식값과 숙박요금을 턱없이 올려 받는 것이 예사다. 가는 곳마다 멀쩡한 땅에 그늘막을 치고, 돗자리와 평상을 깐 뒤 자릿세를 받는다.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바가지요금 단속은 올해도 여지없이 시작됐다. 지자체마다 단속을 외치고, 상인회마다 근절 캠페인을 벌인다.

하지만 말뿐이다. 그 실상은 인천공항의 택시와 콜밴 불법 영업에서 너무도 잘 드러난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적발된 택시와 콜밴의 불법 영업은 5월 한 달 동안 292건에 이르렀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2만원이면 될 요금을 12만원으로 속여 받은 택시기사도 있었다. “바가지 택시요금을 뿌리뽑겠다”고 외친 지는 10년이 넘었다. 지난 2월에는 부당 요금을 받다 3차례 적발되면 사업면허를 취소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은 처벌 강화만 외쳤을 뿐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이 이럴진대 전국 여행지에 방치되다시피 한 바가지 상혼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바가지요금은 나라경제를 좀먹는 독버섯이다. 국내 관광객을 해외로 쫓아내고,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탓이다. 한 여행사의 설문조사 결과 피서 계획을 가진 국민 2명 중 1명은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했다. 왜 해외인가. 해외로 가는 편이 외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단 원화 강세 때문만이 아니다. 바가지요금이 큰 몫을 한다.

1∼5월 여행수지는 27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쓰일 수 있는 돈이 매월 평균 5억5200만달러씩 해외로 빠져 나간다는 뜻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66억2400만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7조6000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투입되는 추경 예산 10조원에 접근하는 액수다.

전남 여수의 만성리 해수욕장 주민들은 올해도 그늘막, 구명조끼, 주차장, 야영장, 옷·귀중품 보관소를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바가지요금 없는 곳’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해외로 가는 관광객의 발길을 국내로 돌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와 지자체, 상인단체는 바가지요금을 바로잡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착한 요금’이야말로 내수시장을 살리고, 경기침체를 이겨낼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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