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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 검사 선서문에 먹칠한 ‘검찰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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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5 19:40:34 수정 : 2016-07-15 22: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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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14일은 대한민국 검찰의 ‘흑역사’로 기억될 것 같다. 숭고한 ‘검사 선서문’에 씻기 힘든 얼룩이 진 날이어서다. 그것도 ‘검찰의 별’로 불리는 차관급 현직 검사장에 의해서다. 장본인은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다. 그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넥슨재팬 주식 80만1500주를 126억원에 매각한 내용을 포함한 재산 증감 내역이 지난 3월 공개된 지 111일 만이다. 진 검사장은 이 기간 검사 선서를 제대로 먹칠했다.

새로 임용된 검사들은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로 시작하는 선서문을 낭독한 뒤 자신이 서명한 선서문을 간직한다. 2008년에 제정된 검사 선서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속속 드러나는 진 검사장의 비리와 거짓말 릴레이는 선서문을 무색게 한다.

이강은 사회부 기자
선서문을 요약하면 이렇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불의를 제거하며 힘 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를 위해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고 스스로에게 더 엄격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한다.’ 그런데 ‘진경준 검사’는 어땠나.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려는 욕심에 막중한 사명을 맡긴 국민과 국가를 배신했다. 잘나가는 기업 오너 친구와 짬짜미해 126억원대 돈방석에 앉은 것도 모자라 내사 대상 대기업이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의혹까지 터져나왔다. 위선의 가면을 쓰고 검사 직무를 이용해 자신과 가족의 배 불리기에만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된 셈이다. 얼마 전 구속기소된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전·현직 별’이 비리와 추문에 휩싸이게 되자 검찰 내부에는 깊은 한숨 소리가 가득하다. 안 그래도 낮은 검찰 신뢰가 곤두박질칠까 봐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검찰이 걸어갈 길은 하나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파악해 바로잡고 검사 선서문이 반짝반짝 빛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이강은 사회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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