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현대차·현대중 명분 없는 동시 파업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6-07-19 20:42:49 수정 : 2016-07-19 20:42:4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청년 고통 아랑곳없는 배부른 투정
나라 불행하게 할 일탈 있어선 안 돼
자동차와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어제를 시작으로 22일까지 동시파업을 감행한다. 두 노조의 동시 파업은 23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흑자기업과 적자기업의 노조가 동시에 파업을 하니 당연히 세간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심지어 파산상태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다른 조선업체도 총파업에 동참하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해 심히 우려스럽다.

물론 파업에는 이유가 있다. 다만, 그 이유가 법리적으로 정당해야 한다. 현행 노조법(제2조 5호)상 ‘파업은 노사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이 상이할 때 허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현대중노조는 근로조건이 아닌 경영참여를 요구하는가 하면 적자기업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근로조건 향상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권과 매년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의 해외연수 보장을 요구했다 한다. 심지어 기본급 5.09% 인상, 성과급 250% 보장 등 요구 항목도 포함돼 있다 한다.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의 부채가 16조4010억원에 달하며, 지난 2년간 적자가 5조원에 달한다. 아무리 봐도 현대중 노조가 추진한 임단협 내용은 노조법상 용인될 수 없는 요구이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현대차 역시 흑자기업이기는 하나 2014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올 3분기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감행했다. 이 중 승진거부권 역시 근로조건과 무관한 인사권 개입에 해당하는 것이며,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상황에서 나온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사회질서에 반한다.

이외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파업은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차·현대중 노조의 동시파업에 편승해 인력감축에 저항하며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영업적자만 5조5051억원이며,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가 18조6193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돼 국민의 혈세로 연명하면서도 회계장부를 조작해 노조원에게 성과급까지 지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이들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바 있다. 즉, 불법노조원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퍼붓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이 이러한 좀비기업 노조의 떼법 몰이 시발점이 된 것이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 속에서 그 입지가 점차 좁아져 왔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대차 노조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0.3%로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향후에도 개선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심지어 중국의 추격으로 우리의 해외시장이 눈에 띄게 좁아져 가고 있으며, 특히 조선산업의 경우 중국의 저가 수주 공세는 우리 조선사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정도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벌어진 현대차·현대중 파업은 우리 청년들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불행하게 하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속히 양대 노조는 협상테이블로 돌아와 진정으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 특히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고 이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기업법률포럼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