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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독일'…난민 포용정책 주도 메르켈 궁지

입력 : 2016-07-25 20:00:14 수정 : 2016-12-06 15: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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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슬림 잇단 흉기난동·자폭
“난민 포용정책을 이끌어 온 독일의 심장을 쏜 것이다.”

최근 독일에서 일주일 만에 네 차례나 총기난사, 흉기 난동 등 무슬림계 용의자들의 무차별 공격이 잇따르며 독일 사회가 들끓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무슬림들이 저지른 공격은 유럽의 난민 포용정책을 주도해온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 도덕적 타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재난 사태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서 시리아 출신 난민(21)이 휘두른 칼에 여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독일 당국은 테러조직과 관계 없는 개인적 동기에 따른 치정극으로 추정했다. 또 같은 날 한 시리아인(27)이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 안스바흐 인근 식당에서 폭발물을 터트려 12명이 부상했다. 용의자는 배낭에 있던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다. 안스바흐 대변인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연계성을 조사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1년 전 난민 신청을 거절당한 데 따른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전지대’로 꼽혔던 유럽의 중심마저 테러 표적이 되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지난 18일 바이에른주 도끼만행 사건과 22일 뮌헨 총기난사까지 독일에서는 일주일 사이에 네 차례나 살상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들의 출신 배경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시리아 등 무슬림이었다.

독일 경찰이 24일(현지시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겐에서 흉기를 휘둘러 여성 1명을 죽이고 2명을 다치게 한 시리아 출신 난민을 제압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날 사건까지 일주일간 무슬림계 용의자들에 의한 무차별 살상사건이 네 차례나 발생했다.
로이틀링겐=논스톱뉴스 화면 캡처, 연합뉴스
범행 동기는 주변의 따돌림과 난민 신청 거부에 따른 불만 등으로 테러리즘과 연계성이 약했지만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메르켈 정부는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반난민 정책을 주장하는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작센안할트주 대표 안드레 포겐부르크는 “메르켈주의자(메르켈 총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와 멍청한 좌파들에게 역겨움을 느낀다”며 “독일과 유럽에 테러를 가져다준 메르켈에게 고맙다”고 비아냥거렸다.

희생 지역에서는 치안을 위해 군대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 네 차례 공격 중 세 번의 사건이 발생한 바이에른주의 요아힘 헤르만 내무장관은 “테러 공격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는 군을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개헌을 주장했다. 패전 국가인 독일은 헌법에 국가비상사태를 제외한 평시에 군 병력을 국내 작전에 투입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헤르만 장관은 “민주주의 국가인 독일이 테러 상황에 훈련된 군을 소집할 수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에 대한 검문검색 강화, 국가 간 범죄인 정보교류 강화 등 인권보다 보안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폭력에 대한 대처는 유럽의 뉴 노멀(시대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며 “무장 인력과 보안검색 강화 등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막기 위한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러가 일상화된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차역, 극장, 버스정류장, 쇼핑몰 등에서의 검문검색을 일상으로 받아들인다”며 “유럽도 이제 테러에 대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14일 니스 테러 이후 에펠탑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이례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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