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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에 '울상' 짓던 카드사들, 실적 '호조' 왜?

입력 : 2016-07-25 20:21:53 수정 : 2016-07-26 0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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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경영성적표 보니 / 신한카드 3552억 순익… 34억 늘어 / 하나카드 388억 순익… 278억 ↑ / KB카드·우리카드는 약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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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카드사들이 ‘깜짝’실적을 냈다. 신한카드 등 4개사의 순이익 규모가 6000억원을 웃돈다.

수수료 인하 여파로 올해 수익이 6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카드업계의 추산이 무색해진 셈이다. 국회와 소비자단체에서 카드사들이 여전히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 타격에도 자금조달과 판매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아끼고 신규 결제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이라고 항변한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올 1월 30일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에는 0.8%,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에는 1.3%로 각각 낮췄다. 

◆수수료 인하에도 실적 호조

25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35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동기(3518억원)보다 34억원(0.97%) 늘렸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률이 22.3%에서 20.4%로 내려앉았지만 신용카드 수익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졌다. 신용카드 수익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작년 상반기 1조8773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9207억원으로 2.3% 증가했다.

하나카드도 388억원의 순익을 올려 전년 동기(110억원) 대비 278억원(252.73%) 늘어났다. 지난해 외환카드와 통합으로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간 데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이에 비해 KB국민카드는 1533억원으로 155억원(9.18%), 우리카드도 609억원으로 148억원(19.55%)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이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에 견주면 선방했다고 입을 모아 설명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데다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는 게 내부 평가”라며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서는 작년과 순익이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전체 판매관리비용은 올 상반기가 지난해 동기보다 22%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국민카드 역시 마케팅 비용 증가분을 감안하면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들 4개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60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073억원)보다 9억원(0.15%) 늘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도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추세로 보면 업계 전반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수료 추가 인하 논란

상반기 카드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수수료율 추가 인하 여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업계에서는 망하는 회사도 나올 것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실제 상황은 판이하게 나타났다”며 “경제규모 증가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실적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인하할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가맹점의 연간 매출액 기준을 확대해 대상을 넓히고, 수수료율도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카드업계는 추가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펄쩍 뛴다. 한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에 대해서는 원가 이하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적자를 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카드 사용 실적이 늘어나고, 아파트 관리비 등 업계가 진출하지 못했던 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적자를 충당한 것이지, 수수료 인하의 충격은 분명히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예산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식의 비용 절감을 진행하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은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줄이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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