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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 주재관 10명 중 8명 경찰대 출신… '보직 편중' 심하네

입력 : 2016-07-25 19:12:05 수정 : 2016-07-25 23: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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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의 경찰대학 출신 편중 현상이 심해져 경찰 내부의 위화감이 심각한 가운데 해외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 10명 중 8명이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주재관은 외교관 특권과 고액 급여, 주거 보장, 자녀 외국어 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정부 부처 소속 주재관 등과 어울리며 다양한 ‘고급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돼 누구나 선망하는 ‘꽃보직’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경찰 지휘부와 주요 보직을 장악한 경찰대 출신이 해외 주재관까지 사실상 독식하면서 비경찰대 출신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일보가 25일 경찰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미국과 일본 등 31개국에 주재관으로 파견된 경찰관은 총 58명이며 이 중 46명(79.3%)이 경찰대 출신이다. 이어 경찰간부후보생 출신이 6명(10.3%)이고, 사법시험 합격자 등 특채와 순경 출신이 각각 5명(8.6%)과 1명(1.8%)이었다. 특히 주요국 주재관은 경찰대 출신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미국은 총원 5명 전원이 경찰대 출신이고 중국은 12명 중 9명, 일본은 5명 중 4명이 이 대학 출신이다. 러시아와 캐나다도 주재관 각 2명이 모두 경찰대 출신이다.

해외 주재관은 보통 3년 임기(1년 연장 가능)로 해당 재외공관 요청에 따라 경감∼경무관 계급의 경찰이나 이에 상당하는 계급의 일반직 공무원이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내에서 지원서를 접수해 이를 배수 형태로 추리면 외교부가 최종 선발한다”며 “경찰대 출신 간부가 상대적으로 지원을 많이 하다 보니 해당 비중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 간부(경위 이상)로 곧바로 입직할 수 있는 경로는 경찰대 졸업과 간부후보생 시험을 통한 임용, 경력경쟁채용(고시 특채)이 있다. 경찰대는 1981년 개교 이래 해마다 120명(지난해부터 100명)이 입학하고, 간부후보생은 50명씩 선발한다. 지난 3월 합동임용식에서는 경찰대생 116명, 간부후보생 50명이 경위 계급장을 달았다. 2014년 신설된 변호사 출신 경감 특채는 매년 20명씩 채용한다.

이렇게 임용된 간부들의 직급별 구성을 보면 해외 주재관의 편중 현상은 더욱 눈에 띈다. 일선 경찰서 서장급인 총경 이상 간부 총 607명 중 경찰대 출신은 58.0%(353명), 간부후보생은 27.7%(168명), 고시특채는 4.1%(25명)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해외 주재관, 특히 주요 국가를 경찰대 출신이 거의 독점하는 것은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승진이나 보직 등 모든 분야에 쿼터제를 둘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경찰 간부직의 경찰대 출신 쏠림 현상 자체를 완화할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경찰대 출신들과의 위화감에다 경찰대 출신끼리의 지나친 승진 경쟁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경정(계장급) 이상 직원 210명 중 경찰대 출신이 128명으로 61%를 차지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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