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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핵 위협 지구촌… 안보 우선 맥아더에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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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2 20:24:52 수정 : 2016-08-12 21: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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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 나누며] ‘더글러스 맥아더’ 쓴 미 역사학자 아서 허먼 “세계가 테러와 핵무기 위협에 노출된 지금이야말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교훈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등 미국 전역의 130개 극장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일제히 개봉됐다.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은 단연 6·25전쟁 당시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미국 개봉을 앞두고 ‘더글러스 맥아더’를 출간한 역사학자 아서 허먼 박사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허먼 박사는 2008년 저서 ‘간디와 처칠’로 퓰리처상(역사부문) 최종 수상 후보로 오른 현대사의 권위자다. 그는 “미국과 각국 정부가 사상 초유의 위기에 노출됐다”며 “위기상황에서 안보를 먼저 생각했던 맥아더 장군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서 허먼 박사는 테러와 핵무기 위협이 만연한 세계 정세 속에서도 한국은 아시아의 번영과 자유를 위한 전략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아서 허먼 제공
허먼 박사는“‘미국은 멈추면 안 된다’는 것과 ‘승리를 대체할 것은 없다’고 했던 맥아더 장군의 정신을 저서에 담으려고 했다”며 “미국이 6·25전쟁 당시 빨리 휴전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분단국가로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일부 위협은 미국 역대 정부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라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위협을 사례로 들었다.

맥아더 장군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북한군 원조에 맞서 연합군이 적극적으로 반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아더 장군은 1951년 중공군 격퇴를 통해 한반도에서 공산주의를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해리 트루먼의 생각은 달랐다. 중공군을 공격하면 소련의 개입을 초래해 3차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맥아더 장군은 결국 최고사령관에서 해임됐다.

허먼 박사는 트루먼 전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남북 분단이 고착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충분히 승기를 굳힐 수 있었던 연합군이 중공군을 거세게 몰아붙였다면 오늘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위험을 무릅쓰지 않은 트루먼 정부의 소극적인 자세 때문에 오늘날 독재국가 북한이 존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전쟁도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으로 더 악화됐다고 봤다. 맥아더 장군은 숨지기 전인 1964년 존슨 전 대통령의 전임자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아시아에서 전쟁을 하려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 사람의 머리 구조를 검사해 봐야 한다”며 베트남전쟁을 반대했다. 맥아더 장군은 베트남전쟁은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고 조언했지만 미국 정부는 노병의 충언을 무시했다. 린든 존슨 정부는 50만명이 넘는 병력을 파병하며 베트남전쟁을 장기전으로 몰아갔다. 허먼 박사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참전한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은 병사 5만3000명을 잃었고, 패배를 몰랐던 미국의 정신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그가 보기에 유사한 잘못은 조지 W 부시 정부의 이라크전쟁과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도 반복됐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미군 3000명을 야금야금 파병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통령들이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무모한 전쟁을 수행하는 것과는 달리 맥아더 장군은 싸우기 이전에 승리할 구도를 선점해 놓고 전투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어려움은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시험용 전쟁을 반복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허먼 박사는 “오바마 대통령만 하더라도 테러리스트들과 싸워 이기는 법을 모른다”며 “중동의 IS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저지른 테러는 미리 방지했다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가 불지핀 한국의 ‘안보무임승차론’ 주장에 허먼 박사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의 번영과 자유를 위한 핵심 전략지역”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의 안보를 방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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