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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가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우승 직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골프 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한국의 박인비가 금메달을 확정짓자 한국 선수단 사이에 서있던 그의 볼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경기를 끝낸 박인비가 다가오자 그는 박인비와 뜨겁게 포옹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눈물 자국이 베어 있었다.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이자 대표팀 감독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였다.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에서 박세리 감독이 금메달을 따낸 박인비와 서로 안고 기뻐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이날 박인비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선수일 때의 기쁨과 지금의 기쁨은 정말 다르다. 지금의 감동이 가장 좋다. 여자대표팀 감독으로서 역대 최고의 순간”이라고 기뻐했다.

박인비가 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박 감독의 역할도 컸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 감독의 ‘언니 리더십’이 빛났다.

박 감독은 우선 골프장 인근에 숙소를 마련해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마트에서 식자재를 사와 직접 먹거리를 챙겼다.

최고의 컨디션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매일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등 한식 위주로 아침을 준비했고, 경기 중에는 허기가 지지 않도록 육포 등 간식도 챙겼다. 전인지는 “어머니보다 박 감독님께서 잘 챙겨줬다. 생각보다 더 꼼꼼하게 잘 챙겨주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메달에 대한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농담도 먼저 하는 등 최대한 편하게 대했다. 자신이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했기에 후배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20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박인비가 1위를 차지해 금메달을 확정하자 박세리 감독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최선을 다하자’는 한 마디만 했다고 한다. 그는 “박인비 등 정말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결과를 떠나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다치지만 말고 최선 다하자’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풍부한 경험을 살려 ‘족집게 과외’도 잊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양희영에겐 “스윙 때 다리가 많이 움직인다”고 지적해 2라운드 선전의 계기를 마련해줬고,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는 “보기를 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박인비를 비롯한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어렵지 않은 선배이자 지도자, 언니처럼 의지할 수 있는, 우산이 돼주고 싶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박 감독은 그럼에도 “후배들에게 정말 많이 고맙다. 너무 많은 부담을 갖고 대회를 치렀다. 고맙게도 잘해줬다. 감독이란 직책을 후배들 덕분에 얻었다. 감사하다. 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사랑하다”고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박 감독은 “후배들 덕분에 감독이라는 직책을 처음 해봤다”며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게 됐다. 선수일 때의 자리와 지금의 자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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