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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IT역량 강화로 미래차 선도 나섰다

입력 : 2016-08-22 20:00:32 수정 : 2016-08-22 2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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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 첫 ‘해커톤’ 개최 “차량데이터 분석을 통한 커넥티드카(정보통신기술과 자동차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차량공유사업 서비스, 전기차 충전소 분석을 통한 전기차 대중화 아이디어를 개발하라.”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빌딩 강당에 집결한 97명의 차세대 프로그래머 앞에 놓인 과제다. 현대자동차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개최한 국내 자동차업계 첫 해커톤의 열기는 뜨거웠다.

진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뜻하는 ‘핵(hack)’과 마라톤을 합성한 해커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소프트웨어 개발 이벤트. 프로그래머·디자이너·기획자 등이 한 공간에서 주어진 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과물을 정해진 기간내에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끝장 개발 대회’다.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23일 오전 10시30분까지 진행되는 이번 해커톤엔 다양한 이력과 전공의 총 527명이 참가신청해 이중 심사를 거친 37개팀이 참가했다.

해커톤 초반인 이날 오후 행사장 모습은 위성지도를 이리저리 분석하는 팀, 논문을 분석하며 수치 계산에 열중하는 팀 등 제각각이었다. 곳곳에 배치된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 소속 멘토들은 “이 서비스는 이미 애플리케이션이 나왔으니 그걸 먼저 참고하라”거나 “주제를 많이 바꾼 것 같은데 어떤 부분에서 고민이 있었느냐” 등의 조언과 상담을 건넸다. 현업부서 베테랑인 이들은 대회 10여일 전부터 각 팀에 멘토로 배치돼 경험에 바탕을 둔 조언을 했다. 이 같은 관계는 대회 후에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JBK컨벤션홀에서 현대자동차가 미래자동차 개발 인재 확보를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개최한 ‘해커톤’에 참가한 개발자들이 무박2일 일정으로 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보라매’팀으로 참가한 연세대 컴퓨터 과학과 송치헌씨는 “군집화 기술을 이용해서 최근 발생한 영동고속도로 다중추돌 사고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 중”이라며 “후속차량이 선행차량을 추돌하려는 상황을 미리 분석해 감지·경고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자동차에 인공지능을 심어 운전 중에 같이 수다도 떨고 운전자가 배고픈 걸 알아채면 식당이 얼마 앞에 있다고 알려주는 그런 미래형 차를 개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라매팀을 맡은 차량지능화사업부 데이터분석1팀 신정헌 멘토는 “해커톤 참여 학생 대부분이 각자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현해 낼 수 있을 정도로 기본 IT실력이 많이 뛰어나다”며 “그래도 아직 아이디어가 거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다듬어주고 비슷한 아이디어라도 어떻게 좀 더 참신하게 구현하고 표현하는지 그 과정에 중점을 둬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IT업체나 개최해 온 해커톤을 현대차가 직접 연 건 자동차산업의 일대 지각변동 때문이다. ‘전기차+자율주행’으로 압축되는 최근 자동차 산업의 혁신경쟁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200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애플·구글·테슬라모터스 등 IT업계의 미래 자동차 시장 공략에 맞서기 위해 현대차와 같은 기성 자동차업계의 IT역량 강화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커톤 개최를 통해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이들을 현대차 핵심역량으로 집중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현대차가 “기존 자동차의 프레임을 전환,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동시에 미래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을 창조하겠다”며 전격 공개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개발 전략의 성공 역시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해커톤을 연례 행사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또 해커톤 이후에도 참가자들은 미래 자동차 개발에 중추가 될 소프트웨어 인재풀로 관리되며 우수인력은 채용전환형 인턴으로 현업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된다.

박성준·정지혜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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