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아시아 현대미술전’ 열어
“탈서구적 시각서 변방의 힘 보여줘” “지금 아시아는 끓는 물이다. 언젠가 솥뚜껑은 솟구칠 것이고, 갇혀 있던 변방의 힘이 솟아서 나올 것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해부터 마련하고 있는 ‘아시아현대미술전’전이 지역 미술 활성화와 국공립미술관의 특성화 전략의 하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미술의 축이 서서히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시점에서 역동적인 아시아 미술의 힘을 주체적인 시각에서 응집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미술관의 새로운 자리매김도 기대된다.
베트남 마인 훙 응우옌(Manh Hung Nguyen) 작가의 ‘바리케이드’. 전쟁과 비좁고 궁색한 주거환경을 형상화했다. |
현지를 방문해 작가들을 직접 선정한 이문수 학예실장은 “제국주의 패권에 의해 대부분 식민으로서 근대를 맞이한 아시아는 아픔을 갖고 있다”며 “하얀 가면의 제국, 우리 안의 사대주의, 서구인의 뒤틀린 오리엔탈리즘, 그로 인해 형성된 옥시덴탈리즘 같은 것들은 우리 자신의 미술 언어로 추슬러서 극복하고, 예술적 가치를 여는 프레임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미술관 학예연구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중국, 홍콩,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을 탐방해서 청년미술가를 섭외했다. 타이베이 아티스트빌리지,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양곤의 뉴 제로 아트 스페이스 등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도 수집했다. 소위 서구의 시각에서는 변방으로 분류되는 작가들이다.
전시와 함께 개막 다음 날부터 4박 5일간 워크숍도 열어 아시아 사회문제에서 파생되는 예술적인 문제들을 들추고 드러낸다. 장석원(전북도립미술관장)은 ‘아시아현대미술과 아시아 네트워크’, 아예코(Aye ko, 미얀마, 뉴제로 아트 스페이스 관장)는 ‘미얀마의 현대미술과 정치적 상황’, 왕둥(Wang Dong, 중국, 허샤닝미술관 학예관)은 ‘중국의 현대 사회와 실험미술’, 시타 막피라(Sita Magfira, 인도네시아, 독립 큐레이터)는 ‘족자카르타비엔날레와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쩐 타인 하(Tran Thanh Ha, 베트남, 디아 프로젝트 관장)는 ‘베트남의 현대미술 상황’ 등을 발제할 예정이다. 워크숍을 통해 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게 되는 것이다.
장석원 관장은 “아시아미술 프리즘을 통해 한국미술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가치와 담론들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아시아 현대미술의 허브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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