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2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 분위기로 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전자결재로 이들을 임명할 모양이다.
김달중 정치부 기자 |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조차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의혹이 불거져도, 이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안 돼도 임명 기준은 결국 ‘대통령 의지’라는 것이다. 장관 후보자는 인준을 위한 본회의 투표 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과거 음주운전사고 때 경찰 신분을 속인 사실이 드러났으나 임명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청와대가 적격으로 낙점한 김 후보자의 경우 자신의 직무와 연관이 있는 농협은행으로부터 연 1.4%에 불과한 초저리로 대출을 받았고, 7년 동안 전셋값 한번 오르지 않은 아파트에서 거주한 의혹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아파트 2채를 팔면서 27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두는 등 재산 문제가 불거졌다. 여당에서조차 “인사검증에서 기초적인 것조차 놓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검증의 1차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 부실한 검증은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19대 국회정치쇄신자문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힘겨루기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엄밀한 사전검증을 하지 못한 채 인사청문 요구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연방수사국 등 관련 기관이 참여해 3개월 이상 철저한 사전검증을 진행해 의회 청문회에서 주로 정책질의가 중심이 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사전 검증’을 국회에서 하고 있는 셈이다.
김달중 정치부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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