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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6일은 내게 제2의 생일입니다. 죽은 목숨을 구해주신 여러분의 은혜를 지금껏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1967년 9월6일 충남 청양의 구봉광산.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노다지였던 이 금광의 갱 붕괴로 매몰됐던 광원 김창선(당시 35세)씨가 16일 만에 극적 구조됐다. 불가능을 이겨낸 기적이었다. 반세기가 지났지만 김씨에겐 당시 끔찍했던 사고가 아직 생생하다. 8월22일 아침 근무를 하러 갱에 들어갔던 그는 “와르르”하는 굉음과 함께 지하 125m 갱에 갇혔다.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천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정신을 차려 어둠 속을 더듬다 비상용 플래시와 전화기가 손에 잡혔다. 해병 7기 출신인 김씨는 군 특기를 살려 전화기를 복구해 사흘 만에 지상과 통화에 성공했다. 죽은 줄 알았던 김씨의 생존소식에 가족과 회사는 물론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특명으로 구조작전이 벌어졌고 비서관이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할 정도였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죽음의 공포와 맞서 싸운 지 368시간35분 만에 그는 사지를 벗어나 생환의 감격을 누렸다. 현재 부여에서 살고 있는 김씨는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해병전우회 봉사활동에 참여할 만큼 정정하다. 이달 24일부터 열리는 백제문화제 교통정리에 나선다는 그의 목소리엔 힘이 묻어났다. “은혜를 잊고 갈 수 있나요. 이렇게라도 보답을 하고 가야지.”

김규영 편집위원

△1956년 9월6일 세브란스 병원서 국내 첫 심장수술

△1962년 9월10일 마포 조두형군 유괴… 끝내 미제로

△1905년 9월11일 부산∼시모노세키 연락선 첫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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