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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진화하는 칠레 최고 와인 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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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22 20:06:52 수정 : 2016-09-22 20: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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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냐 버티칼 테이스팅 현장을 가다

세냐 버티칼 테이스팅 와인들
미국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 그는 샤토 무통 로칠드를 빚는 바론 필립 드 로칠드와 1979년 명작 오퍼스 원(Opus One)을 탄생시키는 등 여러 와이너리와 합작투자로 최고급 와인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 중 하나가 칠레 와인의 역사를 대변하는 비냐 에라주리즈(Vina  Errazuriz)와 함께 1997년 만든 세냐(Sena)다. 6일 한국을 찾은 오너 에두아르도 채드윅 에라주리즈(Eduardo Chadwick Errazuriz) 회장과 세냐 버티컬 테이스팅을 했다. 1997, 1998, 2008, 2009 그리고 내년에 출시될 새  2014  등 5개 빈티지다.  

테이스팅 하는 채드윅 회장. 와인리뷰 제공
세냐의 특징은 역동적인 블렌딩 비율에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품종으로 50% 이상 들어가고 다른 품종을 섞는데 품종의 종류는 같더라도 매년 블렌딩되는 비율이 다르다. 심지어 품종도 달라진다.  매해 새로운 스타일의 세냐가 만들어진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첫빈티지인 1995년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70%와 카르미네를 30%가 블렌딩 됐다. 1998년에는 여기에 메를로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2001년에는 카베르네 프랑이 추가됐다. 2004년부터는 여기에 쁘띠 베르도까지 가세한다. 2012년에는 카베르네 프랑이 빠지고 말벡이 들어갔다. 세냐의 진화는 현재진행이다. 

아콩카구아 밸리 전경. 출처=홈페이지
세냐 포도밭 전경. 비냐 세냐 제공
세냐 1997은 덥고 건조한 기후의 영향을 받았다. 과실 작으면서 농도가 짙은 포도가 생산됐다.  수년간에 걸쳐 세냐가 어떻게 숙성될 수 있는 잘 보여주는 빈티지다. 5가지를 블렌딩하는 세냐의 요즘 빈티지와는 달리 카베르네 소비뇽 84%, 카르미네르 16%를 블렌딩 했다. 카르미네르는 18~19세기에 프랑스 보르도 와인 블렌딩에 반드시 들어갔던 품종이지만 필록세라로 프랑스에서 멸종된 뒤 1970년대 초 칠레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현재는 칠레 토착 품종처럼 여겨지는 품종이다.  감초향과 붉은 과실향이 올라고 올리브 오일의 맛도 난다. 탄닌은 매우 부드럽다. 다크 초콜릿, 레드 체리, 베리류, 카시스 등을 느낄수 있다. 
세냐 1997
세냐 1998

세냐 1998은 서늘한 기후였다. 엘리뇨의 영향으로 태평양 바닷물의 뜨거워지면서 증발이 많았고 구름이 많아 햇볕이 적었다. 올드 빈티지에서 나오는 화장품 냄새 확 올라온다. 카베르네 소비뇽, 카르미네를 5%, 메를로 5%다.  카르미네르 비중이 확 줄고 메를로가 추가됐다. 부드러운 과일향과 벨벳같은 탄닌이 특징이다. 까르미네르의 특징인 스파이시함도 느껴진다. 매우 라운드하면서 우아한 기품이 느껴진다. 18년이 지났지만 매우 파워풀하고 입에서 터지는 검은 과실향이 아직 잘유지 되고 있다. 채드윅 회장은 지금 마시기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시음 적기는 지난 듯하다. 올드 빈티지의 연륜이 느껴지지만 생동감 있는 활력은 1997 빈티지 보다 많이 떨어진다. 채드윅 회장은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 이전의 빈티지로 2004년 세냐부터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스타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세냐 2008
세냐 2008도 엘리뇨 영향으로 일조량이 적었다. 카베르네 소비뇽 57% 카르미네르 20% 메를로 10% 쁘띠 베르도 8% 카베르네 프랑 5%다. 굉장히 우아하고 미묘한 트러플 향신료, 둥글둥글하면서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진다. 2004년 빈티지부터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으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세냐 2009
세냐 2009는 최고의 빈티지로 평가된다. 카베르네 소비뇽 54% 카르미네르 21% 메를로 16% 쁘띠 베르도 6% 카베르네 프랑 3%다. 보통 엘리뇨 다음해에 나타나는 라니냐 영향으로 청명하면서 2008년 보다는 따뜻한 날씨가 좀 더 많아 과실이 농익었다. 잘익은 붉은 과일의 풍미와 산도가 많이 느껴지며 파워풀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세냐의 공통된 특징은 세련되면서 우아한 모습인데 날씨가 따뜻하면 좀 더 강하고 강력한 느낌의 색다른 세냐가 빚어진다. 복합미는 1997과 1998보도 떨어지지만 밸런스가 상당히 좋아서 앞으로도 좋은 진화를 보여줄 빈티지다.

세냐 2014
세냐 2014는 충분한 일조량으로 포도가 잘익어 완벽하게 숙성됐다. 카베르네 소비뇽 60%, 까르메네르 16%, 말벡 11%, 메를로 8%, 쁘띠 베르도 5%다. 2008의 우아함과 2009의 강렬함이 절묘하게 잘 어우러져 서늘하면서 따뜻한 칠레 기후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와인이 탄생됐다.  굉장히 강렬하면서 농도의 깊이감이 느껴진다. 카라멜, 초콜릿과 함께 과일향, 블랙커런트가 느껴지며 부드럽고 실키한 탄닌의 느낌이 입안에서 오래 지속된다. 세냐는 숙성 과정 거치면서 정교하게 다듬어지는 와인인데 2014는 숙성 잠재력이 매우 좋은 와인으로 평가되는 빈티지다. 2004년 심은 말벡이 2012년에 품질이 매우 좋아져 카베르네 프랑을 빼고 2012년부터 말벡이 들어갔다.  
세냐 와인 저장고. 출처=홈페이지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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