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원(사진) 경희대 컨벤션전시경영학과 교수는 25일 “형식적으로 십수년간 같은 코스를 도는 지금의 운영방식으로는 ‘만성적자’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고 단호히 말했다.
김 교수는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어 다시 타고 싶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예로 미국 뉴욕의 명물 시티투어 버스 ‘더 라이드’를 들었다. 더 라이드는 버스에서 진행자의 노래와 재담 속에 뉴욕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시티투어와 다를 바 없다. 이 시티투어의 차이점은 버스 바깥에 있다. 연인인 줄 알았던 남녀가 갑자기 발레공연을 하고, 횡단보도 앞 택배원은 브레이크 댄스를 춰 관광객들을 놀라게 한다.
김 교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덕분에 버스를 탄 관광객들이 흥이 나서 뉴욕의 최악의 교통정체에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명소를 둘러볼 수 있다”며 “이렇게 경험의 가치가 높아지면 입소문이 나게 되고, 자연스레 활성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시티투어에 그 지역만의 색(色)을 입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기능, 콘텐츠 등 다양한 측면에 그 지역에서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자들이 특색있는 복장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쉬운 방법 중 하나다.
민간업체 운영방식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관광버스업체나 여행업체만 시티투어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공연예술가와 체험프로그램 운영자 등도 참여, 협력해 감동이 있는 코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티투어를 버스라는 교통수단에만 한정시킬 필요가 없다고도 김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미국 시애틀처럼 육지와 강을 넘나드는 수륙양용 자동차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활용하면 시티투어는 더 다양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류소 역시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그 지역의 콘텐츠를 담아 눈에 띄게 만들고,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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