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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 든 소년은 왜 샤프심을 먹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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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30 10:09:18 수정 : 2016-09-30 1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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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열 살인 류군은 몸집이 또래보다 작다.

상급생들은 류군을 먹잇감으로 삼았다. 항상 괴롭혔다. 하지만 류군은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더 큰 보복이 닥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반복되던 상급생의 괴롭힘은 류군이 샤프심을 먹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로 중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중국 환구시보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헤이룽장(黑龍江) 성 다칭(大慶) 시에 사는 류군은 최근 가족들과 저녁을 먹다 급히 화장실로 뛰어갔다.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토하는 류군을 본 소년의 누나는 깜짝 놀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알갱이가 섞였다. 처음에 류군의 누나는 동생이 초코과자를 먹은 줄 알았다. 급히 먹느라 체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무시무시한 일이 숨어 있었다.

병원으로 실려 간 류군은 위세척을 해야 했다. 의사는 소년의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계속해서 위액을 빼냈지만 여전히 시커먼 물질이 섞였고, 위 내부에 뭔지 알 수 없는 이물질이 잔뜩 끼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류군은 세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류군의 위를 채운 건 샤프심이었다. 가족들은 놀라 말을 잇지 못했다. 먹을 것이 없어 샤프심을 입에 넣을 만큼 집이 가난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류군의 뱃속에 샤프심이 들었는지 소년의 부모는 이유를 짐작도 못했다.



입을 꾹 다물던 류군은 계속된 가족의 설득에 어렵사리 사실을 털어놓았다.

가족들이 들은 말은 충격적이었다. 평소 류군을 놀리던 한 살 위의 선배들이 그에게 샤프심을 먹으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먹지 않으면 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늘 주눅 들어 살던 류군은 선배들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검사 결과, 다행히 소년에게 중독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들이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에 분노한 가족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가족의 신고를 받은 공안은 정확한 경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환구시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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