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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마다 한 명씩 연인 손에 죽는다

입력 : 2016-09-30 19:37:57 수정 : 2016-10-02 17: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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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4개월간 데이트 폭력 접수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단독주택의 장롱에서 4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범인은 피해자의 남자친구 강모씨. 강씨는 여자친구의 집에 몰래 들어간 뒤 귀가한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장롱에 유기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여자친구가 나 몰래 술을 마시고 다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줄 알았다”며 “누구를 만나는지 추궁하려는데 소리를 질러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이같이 연인에 의한 살인사건이 나흘에 한 번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경찰의 ‘연인 간 폭력근절 특별팀’에 신고된 데이트폭력은 총 5095건으로 집계됐다. 범죄 유형을 보면 폭행·상해가 3387건(66.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체포·감금·협박 764건(15%) △성폭력 162건(3.2%) △살인 29건(0.6%) 등이다. 살인의 경우 나흘마다 한 명씩 연인에 의해 벌어진 셈이다.

연인에 의한 스토킹 문제도 심각했다. 지난해 한국여성의전화가 진행한 스토킹 상담 162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전)연인이 60.5%로 가장 많았고 (전)배우자 11.8%, 직장 관계자 9.9%의 순이었다.

스토킹과 데이트폭력처럼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가·피해자의 연락처와 집, 직장, 주변인물 등 개인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사건이 은폐되거나 장기화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이 ‘내가 폭력을 피해 숨거나 경찰에 알리면 애꿎게 주변사람까지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염려 탓에 신고를 주저하는 등 문제해결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가벼운 처벌은 가해자를 양산하고 보복이 두려운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만큼 처벌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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