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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음식 훔친 여성에게 점심 사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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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30 23:28:03 수정 : 2016-09-30 23: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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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 며칠을 굶다 슈퍼마켓에서 절도를 한 여성에게 이탈리아 경찰이 처벌하기 보다는 점심을 사줘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부 레카나티에서 61세의 한 여성이 슈퍼마켓에서 비스킷과 참치캔을 훔치다 적발됐다. 가게 주인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이 여성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연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찰이 이 여성의 사연을 들은 뒤 사건은 뜻밖의 상황으로 흘러갔다. 이 여성은 경찰을 향해 눈물을 흘리며 “연금을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 나이는 너무 젋었다”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직장을 찾지 못했고, 기댈 수 있는 부모님 역시 돌아가셔서 어쩔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이 여성을 경찰서에 데려간 뒤 이런 사연이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고심 끝에 점심을 사주기로 했다. 처벌하지 않은 건 물론이다. 경찰은 또 지역 교회에 연락해 기부 받은 식료품을 이 여성에게 전달해 줄 것을 요구했고,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버스 요금을 주기도 했다.

이탈리아 경찰의 이런 처분은 사실 독단적인 행동이 아니다. 이탈리아 최고법원이 가난하고 허기진 사람이 음식을 훔치는 건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를 세웠기 때문이다. 실제 이탈리아 최고법원은 지난 5월 배고픔에 지쳐 4유로(4930원)어치 음식을 훔쳐 절도죄로 기소된 우크라이나 남성에게 징역 6개월, 벌금 100달러(11만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문명화된 사회에서 가장 최악의 사람도 굶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런랜, 로렐 오브 리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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