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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쪼개기로 시세차익… 제주 부동산 투기 기승

입력 : 2016-10-02 19:48:52 수정 : 2016-10-02 19: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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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목적 땅 사들인 뒤 되팔아…3만㎡ 토지 50개로 나눠 팔기도 / 도 “위반사항 강력조치 할 것” 제주도가 ‘땅 쪼개기’ 등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2013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최근 3년간 거래된 3000㎡ 이상 토지와 5필지 이상 분할해 판 토지 3700여건 1만1300여 필지를 전수조사했다.

제주도는 조사 결과 그 건수의 16.2%, 필지의 35.4%인 600여건 4000여 필지가 투기 의혹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획부동산업체와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이 토지를 사들여 적게는 수 필지에서 많게는 수십 필지로 분할해 단기간에 되판 경우가 대다수다.

한 기획부동산업체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3만3962㎡의 토지를 무려 50개로 쪼개 주택 건설 용지로 팔았다. 모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2만5725㎡ 토지를 산 뒤 영농 목적에 이용하지 않고 20개로 분할해 되팔았다. 이 영농법인은 분할된 각각의 토지가 최소 3 폭으로 도로에 접할 수 있도록 기형적 분할을 했다. 또 다른 농업법인은 토지를 불법 형질변경해 법인 설립목적이 아닌 주택사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기획부동산업자는 2013년 5월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에 있는 임야 1필지 4만6534㎡를 9억원에 매입한 뒤 도로(3430㎡)를 개설하고 남은 부지 중 1만578㎡를 훼손한 혐의로 최근 제주도자치경찰에 적발됐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기획부동산업자는 광평리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임야를 관통하는 왕복 1차선 도로 약 400를 개설해 제주시에 기부채납한 뒤 남은 토지를 450∼1200㎡씩 34필지로 쪼개고, 그 가운데 23필지를 약 27억원에 팔았다. 토지 구입비와 도로 개설비 약 3억원 등을 제외하고 약 1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제주도는 투기 의혹이 있는 기획부동산업체 등 법인 71개, 농업법인 106개, 개인 11명의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 일체를 제주세무서에 넘겨 강력히 조치하도록 했다. 제주도는 또 연중 투기 관련 자료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투기 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택지형 분할과 기형적 분할을 제한하는 내용을 도시계획조례에 반영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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