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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물필선부 후충생(物必先腐後蟲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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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3 00:21:06 수정 : 2016-10-13 0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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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은 누구나 비밀스럽게 주고받겠지만, 한밤중에 한 일도 아침이면 드러난다.(貨賂之行 誰不秘密 中夜所行 朝已昌矣)” 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 나오는 글 중 청렴에 관한 내용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청렴도 평가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체코와 공동 27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168개국 중에서는 37위다. 선진국의 상징 같은 청렴사회 구현을 위한 갈 길이 아직 멀다.

중국도 우리와 큰 차이 없다.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통치 철학, 그 가운데 부정부패 척결은 중국 고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송대 문호이자 개혁가로 유명한 소동파, 곧 소식(蘇軾)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시 주석은 “부패 문제가 심화되면 당은 물론 국가도 멸망한다”면서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物必先腐而後蟲生)”는 소식의 말을 인용해 부패 척결을 강조하곤 했다. 강도 높게 진행 중인 반부패는 저장성 당서기 시절 시 주석이 회의 때마다 이 문구를 거론하며 부패 척결과 근면을 강조한 데서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인 “정치는 바른 것(政者 正也)”이라는 문구도 애용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중국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체제 들어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국가의 흥망은 청렴 유무에 있다. 중국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 ‘한비자’가 설파했지 않은가. “존재하고 망함은 국력의 크고 작음에 있지 않고 부정부패라는 흠결 여부에 있다!(存亡産減 在瑕疵)”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物必先腐後蟲生 : ‘생물이 썩은 뒤 벌레가 생긴다는 내용으로 부패하면 망한다’는 뜻

物 물건 물, 必 반드시 필,

先 먼저 선, 腐 썩을 부,

後 뒤 후, 蟲 벌레 충, 生 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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