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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최근 스포츠에서도 화두다. 우승상금이나 연봉, 후원금 등 거액을 손에 쥐면서 따듯한 마음을 실천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KB금융그룹)와 ‘장타여왕’ 박성현(넵스)은 지난달 각각 1억원을 쾌척했다. 이처럼 일부 선수들이 선행을 베풀지만 외국처럼 일상적이지는 않다. 오죽하면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은 “고액 연봉을 받는 후배 야구인들의 기부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했을까.
리우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던 서수연은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하나 더 따 2개 메달을 품에 안고 귀국했다. 아직 포상금이 나오진 않았지만 그는 사비로 지역 어르신과 장애인 약 350명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서수연은 “그동안 운동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서 마련했다”고 부끄러워했다.
서수연의 무료급식 행사는 박인비, 박성현의 1억원 기부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기부문화가 익숙지 않은 장애인체육에서 나왔기 때문에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이 소식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 장애인체육에서는 손에 꼽히는 일이다. 장애인이 스포츠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것만 해도 박수를 받는데 젊은 장애인 선수가 선행을 베풀어 귀감이 될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지금은 밥 한 끼이지만 서수연은 더 많은 주위 사람을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요즘 장애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청년 할 것 없이 다들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서수연은 오는 21일부터 아산에서 열리는 제36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 리우에서 못 이룬 금메달 꿈을 2020년 도쿄에서 이루려고 다시 운동화 끈을 조였다. 리우 패럴림픽 금메달은 놓쳤지만 선행만큼은 서수연이 금메달이다.
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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