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감!문화재] 독도와 신라 금제고리

관련이슈 공감 문화재

입력 : 2016-10-19 21:01:23 수정 : 2016-10-19 21:01: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몇년 전 일본 시마네현을 방문했다가 자리를 함께 한 일본 고고학자들과 논쟁이 있었다. 독도는 1905년 자기들이 공식적으로 편입시켰기에 일본 땅이라고 했다.

“조선시대 숙종 때 안용복이 일본에 가서 문제를 제기하자 당시 관리들이 자기들 땅이 아니라고 명확히 답변했다”고 알려주었다. “안용복이 공인(관리)이 아니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가장 앞선 기록을 제시했다.

“삼국사기에 신라 이사부가 512년 우산국(울릉도)을 정벌했고, 신라 땅으로 만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보다 앞선 기록을 찾아가지고 오면 나도 인정하겠다.”

더 이상의 반박은 없었다.

이사부는 실직주(삼척)의 군주였다가 하슬라주로 부임하면서 우산국 정벌에 나섰는데 출항한 기지가 삼척이었는지, 강릉이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강릉 경포대해수욕장에 들어설 H호텔 부지와 주변을 발굴하니, 전체가 신라 때 축성한 토성임이 밝혀졌고 지방통치의 거점으로 파악됐다. 6세기 초 유물도 다량 출토됐고, 특히 금제 고리(사진)는 중앙에서 파견한 고위 지방관의 지휘봉이나 창에 장식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고분에서 금제유물이 출토되지만 성 내에서 금제 고리가 출토되는 예는 없다. 분명 제사와 관련된 의례유물일 가능성이 높다.

‘금환’(金丸)은 신라시대 곡예로 여러 개의 금방울을 연속해서 공중으로 던졌다가 받는 놀이다. 최치원은 ‘향악잡영’(鄕樂雜詠)이란 시에서 금환을 읊었다.

“몸 놀리고 팔 휘둘러 방울 돌리니 달이 둥글고 별이 뜬 듯 눈이 어지러…동해바다 파도소리 잠잠하겠네.”

금색의 둥근 물건과 동해 바다는 금제고리 장식품으로 제사 지내 우산국 정벌 시 바다를 잠재워 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독도 바위 틈에 혹시 고대부터 제사 지내던 유물이 남아 있지는 않을까. 그곳에서 신라유물이 출토되는 상상을 한다.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이은석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