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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색까지 교칙으로 정하는 학교…"학생들 숨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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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1 11:16:59 수정 : 2016-10-21 13: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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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중학교 대부분이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듯 사소한 부분까지 교칙으로 정하고 있어 교육적인 의도를 벗어난 학생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쿄 분쿄구 의회 가이즈 아츠코 의원은 지역에 있는 시립중학교의 교칙을 조사한 결과 교육적인 의도로 볼 수 없는 교칙을 만들어 이를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이즈 의원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속옷을 흰색 또는 살색으로 정하며 화려한 속옷은 금지한다는 교칙을 시작으로 '스웨터는 V넥으로 하며 소재는 울이어야 한다', '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해야 하며 유행하는 스타일은 인정하지 않는다', '수업 중에는 반드시 재킷을 착용해야 한다', '스타킹은 검정으로 속이 비치지 않도록 두꺼운 재질의 것을 선택해야 한다' 등 머리에서 발 끝까지 어른들의 기준을 따르도록 지시하고 있다.

또 '야간에 외출하지 않는다', '등굣길에 도시락을 사지 않는다', '누군가와 만났을 때 밝게 웃으며 인사해야 한다' 등 애매한 교칙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학생들은 한여름 무더위에도 재킷과 여학생의 경우 두꺼운 스타킹을 착용하며 땀 흘려야 하고, 추운 겨울에는 겉옷은 입지 못해 추위에 떨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남자 중학생 모습. 마치 한국의 50~60년대 교복을 보는 듯하다.
여중생 모습.
가이즈 의원은 "학생들의 속옷 색을 어른들이 골라주는 게 교육적인 효과가 있나"라고 반문하며 "야간에 외출하지 말라는 교칙은 시간대도 불분명할뿐더러 학생은 웃어야 한다는 교칙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교칙의 불합리함을 느끼고 적응하지 못해 등교거부를 하는 등 공부 이외의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이즈 의원은 학교와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 "전시에 만든 듯한 교칙은 지금 시대에 맞춰 검토·수정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해 스스로 행동하고 논리적인 사고력 습득을 할 수 있도록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염색, 과도한 액세서리 착용, 화장 등은 학생 신분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과 이를 교칙으로 정해 지키도록 하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허핑턴포스트 재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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