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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두테르테 '결별 선언'에 화들짝

입력 : 2016-10-21 19:08:56 수정 : 2016-10-21 22: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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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태 차관보 주말 급파/ "구체적 의미 밝힐 필요성 있다"/ 일본도 '필리핀 친중노선' 촉각
미국이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의 친중반미 노선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필리핀에 급파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이번 주말, 러셀 차관보가 필리핀 정부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하는 나라는 비단 미국뿐이 아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중국 내 필리핀 교민 간담회에서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커비 대변인은 “그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그 결과는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필리핀 미국 대사도 21일 오전 필리핀 GM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진의를 물었다. 그는 “미국과 필리핀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돼 있다”며 “우리는 정책적 차원에서 이번 발언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어 “우리는 필리핀과의 상호방위협정이 굳건하고 진지한 약속이라고 보지만, 필리핀 측도 마찬가지인지는 말을 못 하겠다”며 “미국 시각에서 볼 때 우리가 이혼소송 중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반미 행보는 버락 오바마 미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미 언론은 분석했다.

필리핀 대통령궁은 ‘미국과의 결별’ 발언에 대해 “기존 동맹과 체결한 협약이나 협정을 어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우리가 상호존중과 지지, 협력을 원하는 우호적 이웃 국가들과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독립국이자 주권국임을 주장한 것”이라고 이날 해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필리핀이 주권 국가로서 자체 판단에 의해 외교 의정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존중한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층 가까워졌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 내용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정기적인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또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관련해 직접 당사자 간의 협상과 담판을 명시하면서 미국이 관여할 수 없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존의 중국 입장을 그대로 반영해 중국의 외교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핀은 135억달러(약 15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약속받는 등 선물 보따리를 잔뜩 안았고, 태평양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으로선 든든한 우방을 얻게 됐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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