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미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배치' 유보 배경은

입력 : 2016-10-21 18:55:19 수정 : 2016-12-02 15:14: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군사정보 노출·중국 자극 부담된 듯/중 사드에도 반발… 국방비 삭감도 한몫/신설 한미확장억제협의체로 공 넘겨
.
한국과 미국 국방 당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를 상시 순환 배치하는 방안을 일단 유보했다. 한·미 양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이 본토 수준으로 동맹국을 방어하는 ‘확장억제’ 전력의 핵심인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 배치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를 확정하지 않고 계속 검토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한국 기자들과 별도로 만나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포함한 도발에 대응해서 한국을 지원하고 방어하는 능력과 의지 측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을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 측에 요구했으나 이번에 신설키로 한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와 현재 운영되고 있는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를 더 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미국이 보유한 장거리 전략폭격기인 B-52, B-1B, B-2와 스텔스 전투기 F-22 등의 공중전력과 원자력추진 항공모함과 원자력추진 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해상전력의 일부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 배치해달라고 미국 측에 요구했다. 한국은 특히 북한이 5차 핵실험과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 국방부가 한국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잔뜩 기대했다. 


미국은 그러나 현재 한국에 제공하고 있는 확장억제로 충분하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 장관이 설명했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 배치 등 특정 방안을 언급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핵 전력 배치에 관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전략 자산 운용 과정에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 측의 전략무기 상시 배치 요구에 소극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면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이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미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부 재정 악화와 국방 예산의 지속적인 감축으로 미 국방부가 해외에서 공세적인 전략을 전개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최근 국방 예산 제약을 이유로 주한 미군 감축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우리 국방부는 SCM 협의가 열리기 전 ‘미국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순환 배치’가 타협될 것으로 믿고 사전에 이를 골자로 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