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외과의사인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티 컴버배치)가 치료를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던 중, 네팔에서 영적 지도자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턴)을 만나 다양한 초능력을 전수받고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 콘텐츠산업연구소장 |
현실을 뛰어넘는 시각적 이미지 또한 인상적이다. 판타지 영화의 흥행 여부는 비현실적 이야기를 얼마만큼 현실적으로 구현해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구 밖 우주공간과 정신세계를 컴퓨터 그래픽의 최첨단 시각효과로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현실의 세계가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영화 ‘매트릭스’나 ‘인셉션’을 통해 시공간의 초월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 최첨단 영상기술로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서양 과학에 동양적 세계관을 접목한 점도 새로운 아이디어다. 영화에서는 서양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신경외과 의사가 동양의 네팔을 찾아가 수양을 통해 마법과 염력 등의 능력을 갖게 되고 동양의 세계관인 혼(魂)과 명상, 우주(宇宙)의 기운을 받아 다양한 능력을 펼친다. 과학을 이기는 것이 마법이고 육체를 능가하는 것이 정신이란 메시지는 다분히 동양적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초자연적 세계, 시공간의 초월, 할리우드의 상상력과 형상화 기술력의 끝은 어디일지 경악하게 만든다.
영화의 세계는 현실을 뛰어넘는다. 상상력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우리를 또 다른 미지의 세계로 안내한다. 영화에서의 상상력은 대부분 현실화된다. 이는 미래 영화에서 나온 제품들이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우리 곁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마블과 같이 우리도 상상력이 탄탄한 영화를 만들 경우 흥행은 물론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상상력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다. 창의력이 있어야 하며, 이는 우리의 교육 방식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 우리 영화에서 보고 싶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 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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