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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딜레마' 대선 승리에 주가 오르고, 국채값 하락 '왜'

입력 : 2016-11-10 10:42:05 수정 : 2016-11-10 1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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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 승리에 미국의 주식과 채권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를 비롯한 주요 지수는 9일(현지시간) 일제히 반등하며 '트럼표 쇼크'를 털어버렸지만 국채 10년물 이자는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치솟는 등 가격이 급락했다.

주가와 국채 가격의 이러한 상반된 움직임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호를 이끌며 부딪칠 '딜레마'를 한눈에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저숙련, 저임금 백인 근로자, 화이트칼러를 비롯한 열혈 지지층에 보은하기 위해 학교, 도로 등 인프라에 투자하고 경기 부양에 나서야 겠지만, 천문학적 재정적자 등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임·저숙련 근로자들을 대상으로는 '경기 부양'을 약속하고, 기업인들을 상대로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법인세 감면 카드'를 제시한 트럼프 당선인이 이러한 이율배반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서도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56.95포인트(1.40%) 상승한 1만8589.69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이 금융시장에 몰고온 이른바 '트럼프 패닉'을 일찌감치 털고 치고 나가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3.70포인트(1.11%) 오른 2163.26, 나스닥지수는 57.58포인트(1.11%) 상승한 5251.07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S&P지수는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시중 금리의 기준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의 국채 10년물 이자는 2.07%로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채 10년 물은 올해 1월 4일 2.24%를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하락하며 같은 달 28일 2%로 떨어졌다. 이어 29일 1.94%로 2%선이 무너진 뒤 11월 8일 1.88%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주가가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한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펼쳐들 경기 부양책이 주식과 채권 등 자본 시장에 미칠 서로 다른 파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펼쳐들 경기 부양책이 소비 부양, 인프라 투자 등 주가에는 이롭게 작용하지만, 채권 가격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러한 분석은 미국 정부의 넉넉하지 않은 재정 형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미국이 학교나 교통시설 등 미국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빚을 끌어다 써야 하지만, 이미 재정적자 규모가 커서 조달 이자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 기간중 학교, 교통시설 등 인프라에 나랏돈을 푸는 등 경기부양책을 쓰겠다는 공약을 했다.

여기에 트럼프의 또 다른 공약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감면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공약을 실천하면 세수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인 백인 근로자 등 지지층의 호응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나라 곳간을 더 열어야 하는데, 감세 공약으로 들어올 돈은 더 줄 수밖에 없는 이율배반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 규모는 ▲2010년 1조 6348억 달러 ▲2011년 1조4880억 달러 ▲2012년 1조 2735억 달러 ▲2013년 7327억달러 ▲2014년 7189억 달러 ▲2015년 6673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매년 내는 중국 등에 비교하면 나라살람살이는 최악인 상황이다.

WSJ은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트럼프식 경기부양책은 주식에는 도움이 되지만 채권에는 나쁘다(bad)"면서 "(법인세 감면으로 )세금을 깎아주면 재정 적자 규모는 더 커지고 국채 이자율을 끌어올리게 된다"고 트럼프가 직면한 딜레마를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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