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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영화인사이드] 생생한 리더십 교훈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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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1 01:27:06 수정 : 2016-11-11 01: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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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영화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이하 설리)은 우리에게 리더십과 국가시스템이 무엇인가를 말해준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실화에 근거하고 있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이륙 2분 만에 새떼와 충돌했지만 허디슨강에 착륙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내지 않았다. 영화는 지난 9월 국내에서도 개봉했으나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국정농단’ 사태가 다시 ‘설리’를 소환케 했다. 우리에게 난국을 돌파할 길이 무엇인지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리더의 조건은 올바른 판단력과 위기 대처능력에 있다. 기장인 설리는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한 US 에어웨이 1549편을 조종하던 중 날개폭이 최대 1.8m에 달하는 기러기떼와 충돌한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설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출발했던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할 것인가, 아니면 근처에 있는 뉴저지의 테터보로 공항에 착륙할 것인가. 그러나 설리는 뜻밖의 선택을 한다. 엔진의 상태, 여객기의 속도, 주변환경을 고려해 허드슨강에 불시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리더의 올바른 판단력이 승객 전원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책임감과 조직력도 리더의 조건이 된다. 설리는 승무원들에게 승객을 안전하게 탈출시키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승무원들은 일사분란하고 민첩하게 탈출경로를 승객에게 알리고 대피시킨다. 비행기가 물속으로 가라앉고 승객 모두가 대피한 것을 확인한 후 기장은 마지막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설리는 리더로서 자신의 이익과 안위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우선시했다. 리더의 현명하고 빠른 선택, 책임감이 승객 150명과 승무원 5명을 구조한 것이다.

영화에서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국가시스템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몇분 지나지 않아 수많은 구조선과 헬기가 등장하고 단 24분 만에 전원 구조된다. 더욱이 사상자 없이 155명 전원이 안전하게 구조됐음에도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설리를 청문회에 세운다는 것이다. 그의 영웅적인 행동보다 그런 행동에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전시스템이 놀라울 뿐이다. 조직의 리더가 재난 상황을 컨트롤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왜 이러한 리더십과 국가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하는가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

문제는 리더십이다. 국가시스템 역시 리더가 만들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또는 단체든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리더가 어떠한 생각과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조직의 발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허드슨강의 기적은 설리라는 기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도 과거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바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강의 기적이 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을 잃어가는 참담한 느낌이다. 청년실업과 가계빚은 늘어만 가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올바른 판단력과 책임감 있는 리더, 영화 속의 설리가 부럽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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