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FC서울 황선홍(48) 감독은 변화무쌍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말 포항 스틸러스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황 감독은 올 초부터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선진축구를 유학하며 재충전했다. 야인 생활을 한창 즐기던 그에게 지난 6월 서울 구단이 감독직을 제안했다. 중국 슈퍼리그의 장쑤 쑤닝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최용수(43) 감독의 후임이다. 1년간 휴식을 취하려던 황 감독은 고심 끝에 감독직을 수락했다. 시즌 중반 팀을 맡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초반 부침을 겪던 황 감독은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던 전북 현대를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2013년 감독으로서 포항에서 처음 우승을 맛본 지 3년 만이다. 그 덕분에 그는 올해의 감독상까지 안았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지난 최근 경기 구리의 GS챔피언스파크에서 한 시즌을 되돌아보는 소회를 밝히고 있다. 구리=서상배 선임기자 |
황 감독은 2007년 12월 처음 부산 아이파크 사령탑에 올랐다. 2010년 11월 친정팀 포항으로 옮긴 그는 2013년 K리그 클래식과 축구협회(FA)컵 2관왕(더블)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이뤄냈기에 더욱 값졌다. 부산, 포항과 비교하면 현재 맡고 있는 서울은 구단의 지원 등 모든 면에서 풍족한 편이다. 데얀과 아드리아노 등 리그를 호령하는 특급 외국인 공격수를 데리고 있어 전북에 버금가는 선수단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서울은 분명 선수 수급도 잘 되는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수도권을 연고지로 쓴다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미소지었다.
선수들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한다고 알려진 최 감독과 달리 황 감독은 유연한 스타일이다. 황 감독은 “돌려서 얘기하는 건 성격에도 잘 안 맞아서 있는 그대로 말한다”며 “대신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수들이 공감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는 몸으로 하는 운동이다. 팬들은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선수들에게 늘 그런 모습을 보이라고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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