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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의월요일에읽는시] 내 머리 속까지 들어온 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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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7 21:24:25 수정 : 2016-11-27 2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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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1941~2007)
김영남 시인
현 나라 현실에 분노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필자에게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이런 지도자를 뽑아놓고도 그간 깜빡 속았을까 하는 자괴감을 먼저 언급할 것 같고, 중대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는데 어떻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저런 변명과 회피에 급급하며 자리보전에 집착할까 하는 태도에 분노한다고 말할 것이다.

인용시 ‘내 머리 속까지 들어온 도둑’은 현재 온 국민의 원성을 사고 있는 사람의 태도를 풍자하기에 딱 어울리는 시다. 이 시의 매력은 도둑이 도둑이라는 신분을 너머 주인 위에 군림하는 내용이다. 되레 주인을 조롱하며 주인의 머릿속까지 들어가 나쁜 기억을 지우고 다른 내용으로 세뇌시키는 일까지 한다. 도둑의 뻔뻔함과 어처구니없음이 오늘의 우리 현실과 너무 닮아있지 않은가. 시의 제목과 본문에 나오는 ‘도둑’이란 단어를 원망하는 대상의 이름으로 바꾸어 읽으면 멋진 풍자시가 탄생함을 느낄 것이다.

김영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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