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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생태계’ 구축에 방점… 바이오·의료 메카로 부활 날갯짓

입력 : 2016-11-28 00:16:02 수정 : 2016-11-28 0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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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도전, 홍릉 바이오·의료 클러스터 조성
서울시가 미래성장동력사업인 바이오 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섰다. 그동안 과학기술과 경제성장의 기반역할을 한 홍릉지역을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로 조성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서울형 바이오창업의 전진기지로 새롭게 태어날 홍릉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서울 동대문구 ‘홍릉’ 일대는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자리 잡은 이후 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 내로라하는 국책연구기관이 잇따라 설립돼 개발시대 한국 경제정책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곳의 과학·기술 브레인은 포항제철 설립 타당성 등을 검토하며 산업화의 기틀을 닦았고, 1960년 100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2만달러 이상으로 올려놓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화려한 영광을 뒤로하고 1990년대 이후 재개발 지연과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주민과 관계단절로 서서히 활기를 잃어갔다.

지난 수년간 쇠락을 거듭하던 홍릉이 50년 만에 ‘서울형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부활의 날개를 편다. 2017년 7월 문을 여는 바이오 창업기업 육성기관인 ‘서울바이오허브’가 그 출발점이다. 서울시는 창업육성기관 설립을 통해 창업 문화 형성, 바이오 연구개발(R&D) 일자리 창출, 서울 동북권 지역 발달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바이오기업이 밀집한 서울의 대표적인 바이오클러스터로 키워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신(新)동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재·자본 집중된 수도 서울의 ‘바이오클러스터’

홍릉바이오클러스터는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가진 장점인 △해외 접근성 △고학력 연구인력 밀집 △금융자본 집중 등을 활용하기 위해 설계됐다. 현재 서울은 전국의 연구기관 64%(2만429개)와 종합병원의 90%(133개)가 몰려 있다. 인재·연구기관 밀집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홍릉 바이오클러스터는 ‘창업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내년에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바이오허브가 이런 창업보육 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바이오허브는 과거 농촌경제연구원이 있던 동대문구 회기로에 부지 2만1937㎡ 규모로 조성된다. 기술사업화, 기업 간 네트워킹 등 창업(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신관·본관·별관 등 3개 건물(9564㎡)에 공용연구장비실과 컨벤션룸, 창업카페, 북카페, 공동협력공간 등이 다양하게 들어선다.

서울바이오허브는 관 주도의 싱가포르 ‘원노스(One North)’와 민간주도형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혼합한 형태로 조성·운영된다. 국내에 아직 창업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 초기 인프라 구축은 관 주도로 구축된다. 이곳의 입주 기업은 현미경실, 세포배양실 등 실험실과 공용장비실에 있는 고가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임대료도 주변 시세에 비해 반값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특허 투자, 임상 인허가, 수출 관련 등 행정관련 정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창업자들이 기술 개발과 상품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선순환 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

서울시는 바이오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그룹을 만들어 2018년까지 서울바이오허브에 둥지를 틀 25∼30개 입주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창업희망자는 증가 추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바이오 창업경진대회 신청자가 68개팀에서 168개팀으로 1년 새 2.5배가량 늘어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엄보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창의기술경영단장은 “올해 신청팀은 의료·교수진이 대거 포진, 기술 수준이 1년 사이에 업그레이드됐다”며 “기술을 보유한 젊은 의료·교수진과 학생들에 창업 절차와 네트워크 구축 등에 조금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창업 문화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바이오허브가 안착하면 홍릉 일대의 정주여건 개선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업이 자리 잡는 바이오클러스터 단계로 넘어가기 위함이다.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성장한 바이오 기업이 KIST, KAIST 경영대학, 경희대, 고려대 병원 등 반경 2㎞ 이내에 위치한 대학·임상연구센터와 손을 잡고, 투자자본을 유치하는 한편 또 다른 창업가를 길러내는 등 클러스터 확대의 ‘선순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창업지원과 달리 클러스터의 성장 과정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와 같이 민간의 역할에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엄 단장은 “고령화 추세로 세계적으로 바이오의료 수요가 높아졌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바이오클러스터를 형성해 창업 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며 “홍릉의 창업 생태계 구축은 국가 발전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서울바이오허브가 국내외 네트워크 중심으로서 유망 기술을 보유한 초기 벤처기업에 기술지원, 투자유치 기회 등을 제공해 벤처 기업들이 홍릉 일대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jen@sey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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