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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그인] SNS 장례… 소통의 세계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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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2 01:07:32 수정 : 2016-12-02 01: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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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장교 조모(28) 대위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닫혀 있었다. 청와대 의무실에 근무했던 조 대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의혹이 보도된 뒤였다. 조 대위는 지난 8월부터 미국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대중에 공개되는 공간이지만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어떤 사람과 친분이 있는지, 어떤 대화를 주고받는지를 모두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앞다퉈 관련자의 SNS를 들여다본다.

조 대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노출됐고, 일부 기자들이 추적을 통해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 기자들은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맺기를 신청했다. 조 대위는 결국 페이스북 페이지를 닫았고, 30일이 돼서야 “참사 당일 대통령 진료는 없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안에 연루된 사람들의 SNS가 사라져 간다. “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해”라는 명망언(名妄言)을 남긴 정유라(20)씨의 SNS도 폐쇄됐다. 장시호(37)씨도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한 달 전쯤 SNS 계정을 없앴다. 장씨는 평소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즐겨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최근 ‘문단 내 성추문’ 논란을 빚었던 박범신(70) 작가도 SNS 계정을 폐지했다.

활발한 소통의 장으로 통하는 SNS의 뒤편에서는 지금 장례식이 잇따라 치러지고 있다.

이재호 디지털미디어국 소셜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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