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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보는세상] 한없는 가벼움… 다음 생을 기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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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3 01:07:32 수정 : 2016-12-03 01: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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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늙은 손등 같은 주름길이다.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잎 속엔 지난 계절 힘차게 생명 길 역할을 했던 잎맥들이 여전히 생생해 보인다. 점심 먹고 사무실로 들어서던 누군가의 목덜미 옷깃에 올려져 물기 빠진 나뭇잎이 실내로 들어왔다. 땅에 떨어져 무언가의 거름이 됐어야 할 낙엽이다.모든 것이 얼어붙는 겨울, 제자리에 있으면 오히려 해가 될 것같아 스스로 자신을 제거하는 엄청난 결단을 내렸다. 사무실 책상 한구석에 있는 종이컵 안엔 오가는 길에서 주운 자연의 풍성함이 들어 있다. 바싹 마른 단풍잎과 은행잎, 뽕나무 열매, 메타세쿼이아 솔방울, 이름 모를 나무의 열매까지. 겨울은 잠시 움츠러들고 다시 힘을 내 봄을 맞을 것이다.

허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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