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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땅에 떨어진 문체부 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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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0 01:01:05 수정 : 2016-12-20 0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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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2016 한국관광의 별’을 선정해 시상식을 열었다. 국내 관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관광자원, 지방자치단체, 개인 등을 선정하는 자리다.

2010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 6회째를 맞았다. 평창 대관령, 한국민속촌, 제주 절물 자연휴양림 다함께 무장애 나눔길 등 11개 부문에서 13개 수상작이 올해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이귀전 문화부 차장
하지만 올해 관광의 별 시상식에는 이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매년 선정해 오던 공로자가 선정되지 않았다. 공로자는 유명인들이 선정돼 다른 분야보다 많은 관심이 쏠린다. 한류를 이끄는 국내 유명 배우나 스포츠스타, 가수 등을 공로자로 선정한다.

관광의 별 시상식을 처음 연 2010년엔 예능 프로그램 ‘1박2일’과 배우 배용준이 공동으로 공로자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스포츠 스타 김연아와 배우 소지섭이, 2012년은 댄스그룹 카라, 2014년은 배우 전지현, 2015년은 배우 이민호 등 각 분야 스타들이 ‘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2013년은 관광의 별 행사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전 세계에 소개되고, 외국인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는 홍보대사 역할도 하는 등 한류의 선봉장을 맡아왔다.

올해 관광의 별 시상식에선 유명 스타들을 볼 수 없었다. 매년 선발하던 공로자를 올해 선정하지 않은 것이다. 문체부는 사회 분위기 등을 감안해 공로자를 별도로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선정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에서는 관광의 별 공로자를 선정하려 했지만, 선정 후보로 거론된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이를 정중히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말이 정중히 고사했다는 것이지, 사실 문체부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최순실 사태의 중심에 있는 문체부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엮이는 것 자체가 손해라는 인식이 작용했을 듯 싶다. 평판이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이 문체부와 엮여 괜히 ‘최순실’과 관련된 인물로 오해를 살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문체부의 권위는 떨어지다 못해 바닥을 뚫고 들어갔다. 장관 위에 차관이 있었고, 이 차관마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그 아래 있던 고위직 공무원들도 이런 상황을 알았으면서 입을 다문 채 제 살길 찾기에만 바빴다.

문제는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문체부의 권위가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문체부의 상당수 고위직 공무원들은 정권만 바뀌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 이런 상황이 잊힐 것이라며 숨 죽이고 있다. 이런 인물들이 문체부에 있는 동안 문화융성은 고사하고 문화흉작이 우려된다. 문체부가 존속할 이유조차 없는 셈이다.

‘최순실’ 환부는 크긴 하지만 상처가 드러났으니 잘 치료하면 된다. 하지만 속살 깊은 곳에 박혀 있는 뿌리 깊은 적폐를 도려내지 않는다면 ‘제2의 최순실’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이귀전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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