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역량이 각 교과에 구체화되면서 실과, 기술·가정 교과에서도 교육을 통해 자신·타인·자원·환경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 생활 속 기술의 문제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탐색하고 활용하는 능력 등을 길러주고자 했다. 그런데 이들 역량이 아무리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한들, 이것이 교육과정에 문서로만 존재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교육과정을 교육의 실체로 구현하고자 하는 교사의 노력과 학교 현장의 변화 없이는 소용이 없다.
전세경 공주교대 교수·실과교육학 |
무엇보다 학생을 스스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게 하려면 역량과 연계해 학생들이 실생활 및 삶을 성찰할 수 있는 학습내용으로 구성하고, 수업 효과를 담보해 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실과, 기술·가정 교과에서 강조하는 손 조작을 통한 노작 체험 활동은 학생들에게 사물을 다루고 직접 산출물을 만들며 생활 속에 활용하게 함으로써 핸드메이드의 가치와 즐거움,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문제해결력과 창의성, 인내심을 기르게 하는 것도 물론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성취 결과를 평가할 때는 교과 지식을 자신의 삶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실천해나갈 것인가, 체험과정에서 어떠한 배움을 얻게 됐는지를 관찰하고 그간의 수행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일정한 정답을 요구하는 지필평가만으로는 생활교육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 그런데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생활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학생들에게 의미가 있으려면 학교와 사회에서 현실의 경쟁교육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그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 교육 현실은 입시 중심으로 인해 교육의 개념과 해석이 왜곡되면서 공교육 끝에 이뤄지는 학생들의 수학능력만이 주된 관심을 받고 있다. 또 그 시험 결과만이 교육에서 길러진 역량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공교육 기간 중 학생들에게 삶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기본생활 능력,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진학을 위한 수학능력만큼 중요하고 필요하다. 균형과 조화의 교육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학생들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과 기대, 실천이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전세경 공주교대 교수·실과교육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