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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추락 항공기 양력 장치 고장, 조종사 실수가 사고 부른 듯"

입력 : 2016-12-28 18:03:45 수정 : 2016-12-28 18: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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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잠정해독 결과로 추정…교통장관 "테러설, 가능성 작아"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거한 블랙박스 잠정 해독 결과 비행기 날개 부분의 '플랩' 장치 고장과 조종사 실수가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28일(현지시간) 블랙박스의 하나인 비행자료기록장치(FDR) 1차 해독 결과 보조날개 격인 플랩을 원상 복귀시키지 않아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고 조사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플랩은(Flap·고양력장치)은 비행기 양 날개 가장자리 부분에 달려 있는 장치로, 내려지고 원상태로 되돌아오고 하는 움직임을 통해 양력 발생량과 활공각(기체와 지상 간 각도), 착륙 속도 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사고기 블랙박스에는 이륙 시 내려진 플랩이 이후 원상회복되지 않은 사실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려진 플랩은 양력을 높여주나 속도를 떨어트리는 효과를 낸다.

신문은 조종사들이 플랩 고장으로 인한 비정상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기수를 높이 쳐들면서 상황을 위기 국면으로 몰고 갔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도 전날 사고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양쪽 날개의 플랩이 어긋나게 작동해 양력이 떨어졌고 속도도 필요한 고도에 오를 만큼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블랙박스 기기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 잠정 해독 결과도 플랩 작동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온라인 뉴스통신 '라이프' 등이 전했다.

CVR에는 부기장이 "플랩, 제기랄!"이라고 소리치고 곧이어 "기장님, 추락합니다!"라고 보고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또 블랙박스 잠정 해독 결과 추락 전 기체 활공각이 정상 범위를 벗어났음을 알리는 센서가 작동한 사실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플랩 고장은 항공기 조종을 어렵게 만들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플랩 고장이 분명 안 좋은 일이긴 하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그런 상황은 비행 매뉴얼에 상세히 설명돼 있고 훈련 때 조종사들이 정기적으로 실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플랩 고장이 결정적 사고 원인이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막심 소콜로프 교통부 장관은 27일 "아직 어떤 결론에 관해 얘기하기는 이르다"면서 "국방부 기술위원회가 불량 연료 사용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설도 검토되고 있지만 주요한 가설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른 수사기관 관계자도 "동체 잔해가 상대적으로 크게 파손되지 않았다. 테러 가능성이 작다"고 코메르산트에 설명했다.

조사관들은 블랙박스 해독과 함께 목격자에 대한 대면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목격자가 추락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팀은 28일 현재까지 15구의 시신과 223점의 시신 조각을 발견했다고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가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투폴레프(Tu)-154 항공기는 앞서 지난 25일 새벽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출발해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임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추락했다.

이륙 2분 만에 발생한 이 사고로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군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을 포함한 92명의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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