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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영화인사이드] 청춘의 축복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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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9 21:33:37 수정 : 2016-12-29 21: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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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로 오세요. 여러분의 꿈은 뭔가요?” 영화 ‘귀여운 여인’의 마지막 장면에서 거리의 흑인은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외친다. 드럼 연주자를 꿈꾸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위플래쉬’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2년 만에 LA를 배경으로 꿈을 좇는 청춘들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라라랜드’로 돌아왔다.

꽉 막힌 LA의 고속도로, 멈춰진 자동차를 무대 삼아 한바탕 벌이는 역동적인 춤과 노래, 영화 ‘라라랜드’의 숨 막히듯 펼쳐지는 오프닝 신은 과히 압도적이다. 전작 ‘위플래쉬’가 음악을 활용해 광기와 집착을 보여줬다면 ‘라라랜드’는 꿈과 판타지를 다룬 뮤직 로맨스 영화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라라랜드’는 슬프고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지망생 미아(에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서배스천(라이언 고슬링)은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해하지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서로의 꿈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며 사랑한다. 그러나 현실은 꿈과 사랑 모두를 쉽게 이룰 수 없다. 결국 꿈은 이뤘지만 사랑은 성취 못한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시간이 흘러 각자 꿈을 이룬 어느 날, 둘은 우연히 조우하지만 미아 곁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 미아는 상상해본다. 만약, 서배스천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속도감 있는 편집, 플래쉬백을 통해 지난 5년간의 축약된 시간이 빠르게 보인다.

영화는 뮤지컬 장르의 전통을 되살린다. 1930년대 대공항 시기 미국 영화계는 사운드의 출현과 함께 뮤지컬이 등장했다. 암울하고 힘든 시기, 춤과 노래가 있는 뮤지컬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큰 위안과 위로를 받았다. 지치고 답답한 지금, 관객들은 2시간 동안 마법처럼 펼쳐지는 영화 ‘라라랜드’를 통해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꿈과 환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영화음악과 화려한 영상 연출도 뛰어나다. 사랑이야기에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사운드 트랙(OST)이 어필한다. 우주공간을 떠돌며 춤을 추는 장면과 화려한 세트들은 마치 꿈속 비현실의 세계로 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라라랜드(La La Land)란 사전적 의미로는 꿈의 나라, 비현실적인 세계를 일컫는다. 또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별명이다. 영화는 제목에 맞게 LA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현실적인 공감을 얻을 만한 낭만적인 이야기로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행복해한다. 꿈을 이룬 청춘들을 보면서 자신의 꿈을 생각해본다. ‘라라랜드’가 미국에서 올해의 영화로 선정된 배경은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인 젊은이들의 미래와 꿈을 밝고 환상적인 화면에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현실은 답답하다. 젊은이들은 꿈을 잃어가고 있다. ‘마스터’와 같은 사회비판적인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는 배경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미래와 꿈이 있다. 비록 지금은 비현실적인 꿈처럼 보일지라도, 비관적인 상황에서 있더라도, 젊은이들은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희망을 놓지 말라고 한다. ‘라라랜드’가 관객 200만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이유다.

양경미 영화평론가·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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