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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달달한 행복' 자판기 커피 다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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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31 14:05:38 수정 : 2016-12-31 14: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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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커피 특유의 맛이 있잖아요. 가끔 생각나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40)씨는 최근 자치구가 운영하는 도서관을 찾았다가 한켠에 설치된 커피자판기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100원짜리 동전 네 개를 넣고 받은 ‘고급커피’가 왠지 풍미가 느껴졌다. 흡연자인 이씨는 “대학을 다니던 1990년대나 예전 회사생활 할 때 흡연구역에는 꼭 커피자판기가 하나씩 있었다. 회사 출근과 동시에 뽑아 먹는 커피는 일종의 ‘의식’ 같았다”며 “요즘엔 커피자판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자판기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저기 묵묵히 서 있던 자판기는 눈에 띄게 줄어 찾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패턴과 유지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식품자동판매기(자판기)는 △2013년 4만3778개 △2014년 4만1218개 △2015년 3만4556개로 크게 줄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5000개 이상 줄면서 지난해에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만개 선으로 줄었다.

국내에서는 1975년 서울 명동 코스모스백화점에 처음 담배자판기가 등장했다. 1976년 1월 서울 지하철 9곳에 50대의 음료자판기가 설치됐고,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에서 커피자판기 400대를 가져오면서 본격 대중화됐다. 자판기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최고의 부업’으로 불렸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이 꽤 짭짤했기 때문에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판기 설치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확산된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 등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자판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이 1989년 등장한 이후 올해 처음 3만곳을 돌파할 정도로 많아진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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